계림로 보검(보물 제635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카자흐 역사·문화 담은 유물 450여점
황금으로 빛나는 대초원 문명 소개
초원의 삶·고려인 이야기도 영상으로
1973년 경주 계림로 14호 고분에서는 황금으로 장식된 보검(이하 계림로 보검)이 출토됐다. 보석과 유리가 화려하게 자리잡은 이 보검은 신라에서 출토된 유물과는 상당한 차이점을 보였다. 한쪽 날만 있는 ‘도(刀)’가 아니라 양날이 있는 ‘검(劍)’이라는 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석류석을 사용한 문화재라는 점 등이다. 구리 함량도 3.0~3.3%로 4~6세기 천마총, 금관총, 교동 출토 금관 구리함량(1%)과도 차이가 난다. 학자들은 계림로 보검이 카자흐스탄 보로보예에서 출토된 검 장식과 키질 석굴 69호 벽화등에서 유사한 형태가 확인된다며, 초원길을 따라 신라로 전해진 동서 문물 교류의 대표적 예로 보고 있다.
1500여년 전 문명의 교류를 더듬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전을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난 2009년 ‘동서 문명의 십자로-우즈베키스탄의 고대문화’에 이어 9년만에 선보이는 서 투르키스탄 특별전으로,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450여 점 전시품을 선보인다.
가슴 꾸미개 ‘오니르지예크’. 삼각형 모양 장식은 벽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산과 표범 모양 장식.[사진=국립중앙박물관] |
‘황금인간’으로 불리는 ‘끝이 뾰족한 모자를 쓴 사카족의 왕자’.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마지막으론 카자흐스탄에서 살고있는 우리 민족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으로 카자흐스탄에 뿌리내려야 했던 이들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시베리아의 황금의 나라인 카자흐스탄이 극동의 황금의 나라(신라)에서 전시를 한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살피는 한편, 세계 문화흐름 속 한국 문화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번 전시는 후자에 해당한다. 다민족 공동체국가 카자흐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4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