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
-8만여명의 소액주주들 촉각…시장도 관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늘 운명의 날을 맞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마침표가 찍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과는 예측불가다. 특히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의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 이것이 금융당국의 결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14일 오전 9시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에 ‘고의성’이 있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회계법인의 조언을 듣고 정당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7월 관련 안건을 심의하고 삼성바이오의 고의 공시 누락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 합작회사인 미국 바이오젠사와 맺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관련 사항을 3년 동안 고의로 숨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금감원 감리의 핵심 지적사항인 회계처리 변경의 적절성에 관해서는 판단을 보류한 채 금감원에 2015년 이전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판단을 요구하며 재감리를 요청했다.
한편 이번 증선위 심의 전 삼성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최종 결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20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문건을 공개했다. 삼성이 자체 평가한 가치는 3조원인데도 국민연금에 보고할 때는 회계법인이 평가한 8조원으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금감원측과 삼성바이오측 주장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증선위가 금감원의 결과를 받아들여 고의 분식회계로 인정해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하게 되면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대상에 올려 즉시 주식 거래를 정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증선위의 회계부정에 대한 검찰 고발 및 통보 조치와 함께 회계처리 기준 위반금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증선위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장폐지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8만여명의 삼성바이오 소액주주 등에 미칠 혼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해 증선위 제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5조원대 분식회계 부정을 저질렀지만 상장폐지까지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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