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25일 방송에서 시댁에 대처하는 세 며느리의 각양 각색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남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함을 알렸다. 며느리의 손녀 훈육방식을 문제로 삼는 시아버지에게 아들이 “엄마의 훈육방식으로 아이가 예의바르게 자라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됐다.
제사(성묘, 산소관리)와 합가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며느리가 시집과 미묘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당사자 못지 않게 남편 역할이 중요하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며 쏙 빠져버리는 남편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이날 방송이 잘 보여주었다.
첫 번째로 시어머니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은 10년 차 전업주부 며느리 아영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지인과 약속이 있던 아영은 집에 반찬 통을 가져 달라는 시어머니의 연락에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난감한 아영은 남편 오정태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약속을) 취소하면 되지! 만날 보는 것 같구먼. 가서 라면만 먹고 오자”라며 철없는 소리를 해 지켜보는 이들의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결국, 아영은 지인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시댁으로 향했다.
이동 중 정태는 아영에게 “요즘 세상에 이렇게 시어머니 집에 웃으면서 간다”며 실없는 장난을 쳤다. 이에 첫째 정우가 “끌려가는 거잖아!”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 시댁에 도착한 아영은 냉장고 정리부터 안방에 화장실 청소까지 쉼 없이 청소에 열중했다. 시어머니는 그런 아영에게 “곧 이사 간다. 너랑 합치러 가지 않냐? 그때 다 버리고 몸만 갈게!”라며 확고한 합가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정태가 노래 부르던 라면의 정체가 공개됐다. 전복, 새우, 꽃게 등 화려한 재료들이 등장하자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은 “해물탕이다”, “요리에 라면 사리”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는 정태에게 “라면 먹고 나랑 같이 저녁장 보러 시장에 가자”라고 말했고, 출발 전 ‘라면만’ 먹고 오자던 정태는 아영과 상의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과연 아영은 집에 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았다.
이어 시누이의 집들이에 요리사로 동원된 7년 차 일본인 며느리 시즈카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온 시즈카는 난생 처음 전복 손질에 돌입했다. 시즈카는 시부모님의 도착에 요리하랴 시부모님 맞이하랴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시즈카는 전복에 이어 새우 손질을 끝내고 샐러드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시누이의 집들이에 시즈카 표 한 상차림이 완성됐다. 이후 시아버지는 시즈카에게 “하나한테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시누이도 “그 이야기 했는데 강하게 키워야 한대”라며 시아버지의 말을 거들었다. 둘의 말을 듣던 창환은 “시즈카가 이렇게 해서 하나가 예의 바르게 자라고 있다. 시즈카가 훈육하는 방식을 뭐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아내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전했다.
이후 시누이는 데면데면한 창환과 아버지의 사이를 걱정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시누이는 서먹한 두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창환과 아버지의 갈등은 아버지의 상의 없이 시작한 사업 실패로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창환이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시즈카도 처음 알게 된 사연이었다. 이 모습을 본 MC 권오중은 “우리가 시누이를 많이 뭐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창환 씨와 아버지의 관계를 풀어 주려고 집들이처럼 꾸몄네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결혼 후 첫 성묘에 나선 새댁 지영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영은 성묘를 가기 전 “우리 집은 제사나 성묘를 하러 갔을 때 여자들은 절을 안 한다”라며 자신의 집안 성묘 풍습을 설명했다. 이어 형균에게 시댁의 풍습을 묻자 “우리 집안도 여자들은 성묘에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지만 지영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보였다. 이후 지영과 형균은 시동생과 함께 곡성 시댁으로 향했다. 이동 중 형균은 “자기 덕분에 결혼 후 내가 집에 더 자주 간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남자가 결혼하면 효자가 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시댁에 도착한 지영은 시부모님께 시댁 성묘 풍습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이에 시어머니는 형균이 말한 것과 달리 “여자도 똑같이 참여하고 절을 한다”며 대답했다. 첫 성묘에 나선 지영은 시어머니에게 하나씩 물어보며 배우는 모습이었다. 조상님께 절을 올린 후 시아버지는 지영에게 “(산소는) 1년에 한 번씩 관리하는 것이고 그건 정신적이고 성의지. 별수 있냐? 지영아, 잘 부탁한다!”라며 며느리에게 시댁의 성묘를 부탁했다. 이에 시어머니는 “왜 산소 관리하는 걸 며느리한테 부탁하냐”며 며느리 편을 드는 듯 보였지만 “정신적으로만 뒷받침해줘”라고 말해 더욱더 지영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현재 여성 철학자가 등장해 15회 문제적 장면과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현재는 지영네 모습에 대해 “‘성묘에 대한 일은 네가 좀 해주렴’ 그 말이 ‘지영아 너는 우리 집사람이야’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부탁한다는 말로도 느껴졌다. 부정적으로 해석을 하면 아들이 해야 할 일을 며느리에게 전가하고 있다”라며 문제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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