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가족, 친구와 만남, 명절 음식 등으로 술 먹을 일이 많다. 하지만 폭음했다가 자칫 급성 췌장염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추석에 술 마실 일 많아…췌장염 주의
-췌장염 주원인 알코올…구토 등 증상
-상복부 찌르는 듯한 통증 있다면 의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직장인 김모(55) 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 10일이나 이어졌던 연휴였다. 평소 술을 즐기는 김 씨는 고향에 내려가자마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셨다. 다음날 아침 배가 너무 아파 깬 그는 통증으로 눕지 못하고 구부린 상태로 버텼다. 결국 그날 오후 고향 집 근처 응급실을 찾았다.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ㆍ혈액 검사 결과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폭음도 (병에)한몫했다”고 했다.

오랜만에 가족, 친지, 친구를 만나는 추석 연휴에는 술을 마실 일이 많다. 푸짐한 명절 음식도 음주를 부추긴다. 하지만 주는 대로 술을 마셨다가 김 씨처럼 급성 췌장염이 발병해 낭패를 볼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음주 후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급성 췌장염은 소화 효소가 췌장 세포에 영향을 줘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이자라고도 불리는 췌장은 복부 뒤쪽에 위치한 장기로 단백질 효소를 비롯, 음식을 소화ㆍ분해하는 다양한 효소를 생산ㆍ분비해 음식의 소화를 돕고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췌장에서 소화 효소를 만들면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게 된다. 쓸개에 있던 돌, 담석이 담도를 따라 내려오다 막았을 때 췌장염이 발병하기도 한다. 이처럼 담석에 의한 급성 췌장염도 있지만,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코올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잦은 음주는 췌장 분비 기능에 가벼운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 췌장염이 생기면 복통이 먼저 나타난다. 배꼽 주위나 윗배 통증을 주로 호소하게 되는데 통증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음식을 먹었을 때 악화되기 때문에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도 많다. 만약 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똑바로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하다면 췌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환자에 따라 두근거림,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동탄시티병원의 임경숙 원장은 “급성 췌장염일 경우 몸을 구부렸을 때 복통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기도 한다”면서도 “복통이 있으면 자가 진단보다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성 췌장염일 경우 음주 후 급성 췌장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췌장염 환자는 음주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췌장염은 혈액 검사와 CT 촬영 등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이라면 췌장 효소의 분비를 줄이기 위해 금식과 함께 충분한 수액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만으로 대부분 회복된다. 술, 담석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할 수 있으므로 검사 중 원인이 파악되면 근본적 문제를 교정해야 한다. 때문에 발병 원인에 따라 맞춤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임 원장은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쉽게 치료되지만 일부 중증 췌장염의 경우 쇼크, 저산소증, 신장 기능 저하 등 다발성 장기 부전이 동반되거나 췌장 괴사 등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한다”며, “급성 췌장염의 주원인은 담석이나 음주이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고 지방이나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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