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패소시 이익 감소 우려
환율 상승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생명보험사들이 건전성 규제 강화와 즉시 연금 소송 등 외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 등 이익 개선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초 이후 생보사들의 주가 수익률은 전체 보험 업종보다 저조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아이엔지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연초 대비 약 25~30% 하락했다. 동양생명 역시 연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상태다. 전체 보험업종 지수가 16% 하락한 걸 감안하면 생보사가 손해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얘기다. 2분기 실적 부진이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동양생명은 2분기 매출이 1조5922억원으로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8% 감소한 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험손해율은 75.6%로 양호했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이 2.8%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과 아이엔지생명 역시 각각 영업이익이 43.2%, 0.9%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5% 늘어난 1조4395억원을 기록했지만 위험손해율이 80.1%로, 전년 대비 크게 늘어 향후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생보사들의 위험손해율이 전년 대비 4~6%포인트 악화된 79~80%대를 기록한데다 환헤지 비용이 빠르게 증가해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부채부담이 큰 저축성보험 영업을 크게 줄인 것 역시 부담이 됐다. 보험부채 평가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서 생보사들은 보험 부채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 영업을 크게 줄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가 1.9%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IFRS17이 시행되면 자본력이 취약한 보험사는 위험률 예측이 중요한 건강보험 상품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보사들이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융감독원이 만금환급형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일괄지급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법적 소송을 택했다.
원호연 기자/why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