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종목 심각한 쏠림은 문제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장외주식 거래 시장인 K-OTC(Korea over-the-counter)의 일거래대금이 사상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한 거래종목의 양도세가 폐지되는 등 K-OTC 거래환경이 개선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K-OTC 거래의 특정종목에 대한 쏠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6일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2일 K-OTC의 일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인 106억원을 기록해 시장개설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일거래대금 최고치는 출범 첫 해인 지난 2014년 10월 29일의 78억원이었다.
이는 최근 사설 장외시장보다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를 통한 안전거래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증권거래세 인하(0.5%→0.3%)와 소액주주의 중소ㆍ중견기업 양도소득세 면제 등 K-OTC의 거래환경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K-OTC 기업은 총 120곳으로, 대기업계열사 23곳(19.2%)을 제외한 대부분이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이뤄져 있다. 코넥스에 상장하는 경우 증권사에 지정자문인 비용을 내야 하고 일부 공시 의무가 생기지만,K-OTC에서는 이같은 부담도 없다.
특히 아리바이오, 비보존 등 K-OTC가 혁신적인 바이오기업의 요람이 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아리바이오에 이어 지난달 비보존의 K-OTC 주식 거래가 시작됐으며, 오는 8월까지 메디포럼과 뉴젠팜도 K-OTC에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존은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및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985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K-OTC 진입전 가격인 2만원선을 돌파한 이달 3일 이후 비보존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억원, 12일 거래대금은 93억원에 달했다.
다만 K-OTC에서 이같이 특정종목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4월말 아리바이오가 시장에 상장한 이후 K-OTC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총 거래대금(123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3%에 달하는 것. 거래대금 1위인 비보존의 비중이 31.3%, 2위인 지누스의 비중이 17.6%, 3위인 아리바이오의 비중이 16.4%였다.
반면 작년 한해 동안 K-OTC 기업 5곳중 1곳이 퇴출되는 등 기타 종목의 불안정성은 매우 큰 것으로 추정된다. K-OTC 총 기업 대비 퇴출 기업수 비율(이전 상장으로 인한 해제기업 제외)은 2015년 10.2%에서 2016년 3.6%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1.6%로 다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재영 금투협 K-OTC부 부장은 “지난 2014년 K-OTC를 출범하면서 소액주주가 50명 이상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도입했는데, 이에 대한 유예기간 3년이 도래하면서 지난해 퇴출기업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한 지난해 총기업 대비 퇴출 기업수 비율은 14.2% 수준이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