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스페셜은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만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서울 첫 점포인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이 12일 그랜드 오픈했다. [사진 제공=홈플러스]

-탁트인 매장에 소포장ㆍ대용량 상품 차곡차곡
-브라질넛 비롯해 스페셜 단독상품만 2400여개
-목동상권에 스페셜 도전, 서울 등서 확장 시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탁 트인 공간을 가르는 넓은 통로, 박스째 시원시원하게 쌓인 대용량 상품…. 지난 11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의 풍경은 이랬다. ‘스페셜’ 이름답게 뭔가 스페셜해 보였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만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인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이 12일 서울에 첫 선을 보였다. 목동점은 낱개 소포장 제품은 물론 박스ㆍ번들 단위의 대용량 상품까지 판매해 다양한 소비층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을 표방했다. 목동이 서울에서 핵심 상권인만큼, 스페셜 목동점은 서울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목동점은 소비자의 동선을 고려해 공간을 최적화했다. 매대 간 간격은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많게는 22% 늘려 창고형 할인점만큼 넓혔다. 다만 매대별 높이는 기존의 대형마트 수준을 유지해 평균 키의 주부들도 꼭대기에 진열된 상품을 직접 꺼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까치발을 들어 무리하게 손을 뻗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과 쇼핑카트가 엇갈려 부딪치지 않아도 되게 꾸몄다. 카트 종류도 180L, 330L 2종류를 갖추고 있다.

스페셜 매장은 상품 구성부터 기존 홈플러스와 다르다. 쇼핑 동선이 넓어진 만큼 매대 면적이 줄어 상품 수가 기존 2만2000여개에서 1만7000여개로 축소됐다. 기존 홈플러스보다 20%가량 적지만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핵심 상품 위주로 진열해 집중도는 오히려 높였다. 이 중 오직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은 2400여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상품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브라질넛(500ｇ)’이다. 시중 가격의 절반인 9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 전무는 “브라질넛의 경우 하루에 300봉지씩, 가격으로 치면 하루에 300만원씩 판매된다”며 “10개월 물량 개런티를 통해 원가를 확 낮췄다”고 했다.

바나나우유 16개가 든 박스 상품도 하루에 50박스 이상 팔린다. 한 판에 60개짜리 계란, 48개짜리 카스 캔맥주 박스 제품, 신라면ㆍ안성탕면ㆍ진라면ㆍ짜파게티 등 다양한 박스 상품도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만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서울 첫 점포인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이 12일 그랜드 오픈했다. [사진 제공=홈플러스]

이와 함께 매장의 운영 효율도 높였다. 생수처럼 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대용량 휴지처럼 부피가 큰 상품은 고객들이 팔레트 상품을 모두 구입할 때까지 추가 진열을 자제하고 있다. 특히 ‘박스 단위 진열’(RRPㆍReady to Retail Package)이나 ‘팔레트 진열’ 방식을 도입해 진열 업무를 기존의 10분의1수준으로 줄였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홈플러스 혁신의 일환이다.

이같은 홈플러스의 변신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리뉴얼을 거쳐 지난달 문을 연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의 최근 2주간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3.2%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구매액은 45%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광역도시와 전국 주요 핵심상권을 중심으로 기존 점포들을 빠르게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20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은 기존의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양평점’과 직선 거리로 불과 1.6km, 롯데마트의 ‘빅마켓 영등포점’과는 약 2.7km 떨어져있다. 상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홈플러스 측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핵심상권의 유통격전지에서 홈플러스의 신규 포맷이 고객의 냉정한 평가를 통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맞춰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선보이겠다는 집념과 각오를 홈플러스 스페셜에 담았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