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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도 ‘女性시대’
해외출국자 사상 첫 남성 제쳐
사업 목적 男출국자 보다 많아


지난해 한국인 해외 출국자 중에서 여성이 사상 처음으로 남성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여행산업보고서 14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해외여행자는 ▷여성 1245만 1481명 ▷남성 1238만 5530명 ▷승무원 165만 9436명이었다. 점유율은 ▷여성 47.0% ▷남성 46.7% ▷승무원 6.3%였다.

해외출장의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하는 바람에 2016년 말까지 남성 출국자가 여성 보다 많았지만, 2017년 들어 여성은 오로지 여행 목적의 출국 만으로, 해외출장 많이 가는 남성 출국자 수를 제친 것이다. 연령별 여남 비율은 ▷10대 51.8 대 48.2 ▷20대 60.5 대 39.5 ▷50대 50.6 대 49.4 ▷60대가 50.5 대 49.5로 여성 출국 비중이 남성을 앞질렀다. 남성 출장이 많은 30대(46 대 54)와 40대(44.1 대 55.9)에서만 남성비율이 높았다.

여성 출국자 수는 20대 279만명, 30대 238만명, 40대 216만명, 50대 213만명으로 연령층별로 별 차이가 없는데 비해, 남성 출국자 수는 30대(280만명)와 40대(274만명)에 집중돼 있었다.

‘몇 년 전부터 해외 관광지 어디든 한국인 아줌마-여대생들이 주로 보이던데, 왜 통계는 남자가 많았던 거야?’라는 궁금증은 여행사 집계에서 금방 풀린다. 출장 목적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여행목적이 뚜렷한 ‘여행사를 통한 출국’의 남녀 비중은 이미 오래전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다.

하나투어 집계 결과, ▷2014년에 이미 여성 56.5 대 남성 43.5로 ‘여성 노마드 DNA 우세’가 일찌감치 굳어져 있었고, ▷2015년 57.1 대 42.9 ▷2016년 57.7 대 42.3 ▷2017년 58.6 대 41.4로 해가 갈수록 ‘여행 여성시대’ 경향은 심화됐다. 올해 1분기에도 2017년 기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과거 자녀 대학입시, 취업 등 임무를 끝낸 뒤 ‘빈둥지(空巢) 증후군’의 허탈감을 겪던 ‘4060 아줌마’들이 대거 ‘나를 위한 삶(For Me)’을 위해 여행을 선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어디든 나를 받아주는 내 둥지가 될 수 있다’는 마인드의 대전환이다.

또 업무에 치인 남성들의 여가활동이 게임과 TV보기 등으로 위축된데 비해 여성들은 감성적이면서도 활동적인 여가쪽으로 보폭을 넓히고, 젊은 여성들 사이에 해외 현지 이색상품, 신상품, ‘먹방’, 인생샷에 대한 관심이 또래 남성보다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 오승환 매니저는 “여성의 주도하는 소비생활 중 여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쇼핑이나 맛기행 등 여행과 연계한 취미생활을 여성들이 더 많이 선호하며,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많은 중장년층 여성들을 중심으로 여행계(契) 등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 등이 여행 여성시대의 요인”이라며, “남자끼리 동반여행보다, 주요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녀여행 등 여성끼리의 동반여행이 압도적으로 많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여행의 감성적 특성 때문에 방한 외국인도 여성이 60대40 수준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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