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은 실적주 황금기…시장보다는 업종ㆍ종목별 접근 유효”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원화강세와 공급과잉 문제로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주(株), 엔터주 등은 꾸준히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종 가운데선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가, 방송ㆍ엔터주 중에서는 제이콘텐트리, CJ CGV가 대표적이다. 통상 주가가 실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온 기간이 3~4월이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이들 ‘희소 실적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개월 전 대비 1분기 영업익 추정치 상향조정 업종 [자료=하나금융투자] |
5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2.4%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 중ㆍ소형주의 경우 지난주부터 상향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대형주에 대한 실적 기대감은 여전히 하락 추세다. 코스닥 상장사들 대한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한 달 전보다 4.7% 하락했다.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코스피 기업의 이익 모멘텀 [자료=하나금융투자] |
이처럼 상장사에 대한 영업이익 추정치가 내리막을 타고 있는 가운데서도 증권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은 상향 추세다. 증권업종은 한 달 전 추정치보다 38.0%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 영업이익 추정치 상승률 5위권(시가총액 대비 영업이익 증가폭)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감의 배경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의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의 증가와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따른 수익 다각화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15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보다 월등히 많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7000억원에 달해 최근 3년 평균(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수수료율 하락으로 브로커리지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낮아지긴 했으나, 위탁매매와 수수료, 여신이자수익은 여전히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조달비용 증가로 기업공개(IPO)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증권 업종에 대한 기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방송ㆍ엔터테인먼트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에 비해 8.8% 상향 조정됐다.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인 넷플릭스 효과와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 증가가 실적 기대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와 중국, 디즈니로 판로를 확대하면서 중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라며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외부 콘텐츠 구매가 확실시되고, 중국의 경우도 지난해 4분기부터 극소수이긴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 플랫폼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종목은 제이콘텐트리로, 지난달 초 6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전체 시총 규모가 비교적 작은 업종 가운데서는 식료품소매(17.2%), 전기장비(7.6%), 가스유틸리티(5.5%), 항공사(4.4%) 등 업종이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는 통상 주가가 실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간이 3~4월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실적을 예측하는 데 있어 1분기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종목을 매수(롱)하고 하향 조정된 종목을 매도(숏)하는 투자전략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는 시기는 3월부터 4월까지”라며 “올해 내내 부진하던 이 전략이 지난주부터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인 만큼, 시장에 대한 베팅보다는 실적 개선 예상 업종 및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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