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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더 깊어진 가상화폐 투자 그늘…정보제공 부재가 원인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급기야 한 20대 청년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 부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대학 휴학생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 청년은 가상화폐에 투자해 한 때 10배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가격이 폭락하면서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 등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조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가상화폐 투자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불행한 일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는 300만명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2030 청년세대가 60%를 넘는다고 한다. 대학생과 직장인은 물론 군대 내무반과 젊은 공무원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더욱이 가상화폐 투기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거래실명제 등 각종 규제 대책을 쏟아내자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1월 1000만원을 넘어서더니 불과 열흘만에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2일 오전 마침내 1000만원선이 무너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집단 상실감에 빠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책이 절박한 이유다.

사정이 이런데도 가상화폐 정책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어 더 답답하다.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얘기했다가 하루도 안돼 백지화하는가 하면 과세 문제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 정부 정책이 투자자 반발에 밀려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있지도 않은 가상화폐 국민 청원 답변 소동은 무기력한 정부 당국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

가상화폐 가격이 널을 뛰고 ‘묻지마 투자’가 봇물을 이루는 것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되지 않아서다. 가상화폐 투자도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다. 해당 기업을 정확히 이해해야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가상화폐는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면서 너도나도 몰려드니 투자가 아니라 투기판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가상화폐의 개념과 투자의 위험성을 정확히 알리고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게 가상화폐 대책의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 그 다음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관리 감독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수순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2, 제 3의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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