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수치가 130대인 사람들도 이제는 안심하면 안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미국 심장학회(AHA)와 심장병학회(ACC)는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최고)혈압 140에서 130으로 대폭 낮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최고 혈압 130~139 사이인 사람들이 130 미만인 경우에 비해 심근경색ㆍ뇌졸중 등의 질환 위험이 2배나 높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미국 성인의 절반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된다.
한국인에게도 이 기준이 적합할지는 올해 발표될 예정이지만 고혈압은 이미 맵고 짜게 먹는 한국인에게 빈번한 대표 질환이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정도로 위험한 이유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다른 위험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혈압이 수축되는 겨울철에는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고혈압 예방에는 저염식 식습관이 대표적이지만 평소 간식과 식사에 혈압을 떨어뜨리는 식품들을 함께 넣어 먹어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채소와 과일은 혈관 건강 개선의 대표적인 식품이므로 각종 샐러드에 혈압을 낮추는 식품을 함께 넣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최근 미국 매체 올가닉라이프가 꼽은 ‘혈압을 낮춰주는 대표 식품’ 5가지를 소개한다.
1. 렌틸콩렌틸콩에는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식이섬유도 다량 들어있다. ‘영국 영양 학회지’(British Journal of Nutrition)는 렌틸콩의 꾸준한 섭취가 혈압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단백질 공급에 좋은 식물성 단백질이며 혈당 지수도 낮아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2. 귀리 귀리는 곡류 중에서도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이다. 매일 으깬 귀리 60g이나 귀리로 만든 시리얼 25g을 먹은 사람들은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2.7mmHg,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은 1.5mmHg 낮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귀리에는 마그네슘 함량도 높은데,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매일 마그네슘을 섭취한 이들의 혈압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은 혈류를 개선시켜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피스타치오서구에서 ‘날씬한 견과류(skinny nut)’로 통하는 피스타치오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또한 칼륨과 마그네슘, 섬유소 등의 성분은 모두 혈압을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이 피스타치오를 고혈압 환자에게 추천하는 이유다. 샐러드에 피스타치오를 넣거나 간식으로 먹으면 좋다.
4. 오렌지 오렌지는 일년 내내 섭취할 수있는 최고의 칼륨 식품 중 하나이다. 최근 미국 임상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매일 오렌지를 섭취하면 오렌지의 헤스페리딘 성분이 건강한 혈압과 혈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로도 유명한데, 비타민C 섭취가 혈압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여러 있다.
5. 레드비트 비트가 고혈압에 도움이 되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질산염의 역할이다. 질산염은 우리 몸에서 산화질소로 바뀌면서 일시적으로 혈관을 확장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떨어뜨린다. 실제 고혈압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Hypertens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질산염이 많은 식품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였다. 비트는 천연주스와 샐러드 재료로 넣거나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