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법인세 인상이 법인세가 낮은 나라로 기업이 이전하는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기업의 해외 엑소더스가 현실화될 경우 미래의 일자리 감소 뿐 아니라 가계 소득 감소로까지 번질 수 있어 법인세 인상이 국가 경쟁력의 심각한 저하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한미 법인세율 역전과 기업 해외탈출러시, 대안은 무엇인가’란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상이 기업 및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이같이 밝혔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영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대기업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중소기업 등 기업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법인세까지 인상하니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야하는 기업으로서는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까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정부와 국민이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해외 도피나 자본유출의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총세수 및 국내총생산(GDP)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적다. 결국 만만한 것이 법인세”라며 “자본유출과 기업 탈출은 먼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며 우려를 표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