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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공조 균열’ 우려 씻기에 충분한 한미 정상간 통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밤 늦게 전화 통화를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두 정상의 이날 통화는 평창 겨울올림픽 안전보장과 성공개최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 요지다. 그 일환으로 키리졸브 등 한미군사훈련을 올림픽 기간 중 연기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 이미 제안한 바 있는 훈련연기를 두 정상이 합의한 것은 한미간 신뢰가 바탕이 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남북 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반갑다. 그러면서 그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한미간 공조에 빈틈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사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신년사 이후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핵 해결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간 ‘엇박자’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만 해도 김 위원장의 올림픽 참가 제안에 “두고 보자”며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심지어 워싱턴 일각에선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통화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은 물론 견고한 한미공조를 토대로 남북대화에 탄력이 더 붙을 수도 있게 됐다. 북한의 평창 참가로 올림픽 성공을 이끌고, 나아가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보겠다는 문 대통령 입장에선 천군만마의 지원을 얻게 된 셈이다.

미국이 남북 대화에 힘을 실어 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부담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전날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도 남북간 대화 노력이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남북 대화의 의미있는 결과 도출 책임은 결국 문 대통령의 몫이다. 이러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재개되면 국제사회에서의 문 대통령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 실제 그 가능성을 언급하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북한이 움직일 차례다. 한미 양국이 ‘성역’이라 할 군사훈련 연기라는 양보를 했으면 상응하는 화답을 해야 한다. 우선 우리가 제의한 고위급 당국회담에 성의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는 게 도리고 순서다. 그나마 미국이 호의적 모습을 보이는 지금이 그 절호의 기회라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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