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기 대표 “아시아 No.1 맥주 될것”
‘맥주가 술이냐’ 한다. 술은 술인데 물처럼 술술 들어가서 그런지 ‘어른 음료수’ 정도라 치부한다. 한국 맥주는 어떤가. ‘물같다’, ‘맛없다’ 핀잔 일색이다. 소맥과의 배합비를 맞춰 4.5도 라거가 대부분이다. 취향이 다양해진 소비자들은 크래프트(하우스 수제맥주) 맥주 맛집을 찾아나섰다.
최근에는 지역 이름을 내건 맥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서ㆍ달서ㆍ해운대 라벨을 붙였건만 제조지는 이와 무관한 곳이었다. ‘맥주 김빠지는 소리’가 들리던 와중에 진짜 지역맥주가 나왔다. 제주맥주다. 양조장 규모부터 시스템, BI, 맛까지 뭐하나 어설프지가 않다. 알고보니 5년을 준비했단다.
제주맥주 위트 에일. |
▶제주를 넘어 아시아 넘버 원(NO.1) 맥주로=뉴욕 포뎀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제주맥주 문혁기<사진> 대표는 본래 맥주 마니아였다. 2000년 초반 글로벌 위생관리 업체 스위셔한국 사업권을 획득했고 2006년에는 다이닝 바를 직접 창업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맥주시장을 철저히 공부하면서 내공을 다진 뒤 2012년 12월 브루클린과 접촉, 올 8월 1일에 제주맥주를 출범시켰다.
문 대표는 “맥주야말로 사람들과 가장 자연스럽게 친해질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술”이라고 말한다.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그는 “수제 맥주는 단순히 제품의 맛이 아니라 경험과 체험을 통해 매력을 느낀다”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고, 토속음식이 다채로운 제주도가 그런 매력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했다.
제주맥주는 현재 제주도 내에서만 유통되고 있지만 앞으로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 양조장을 제주 관광 콘텐츠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고 싶다”며 “제주명물을 넘어 아시아 No1. 맥주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맥주 생산부터 시음까지 한곳에서=어릴 적 과자공장을 방문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다. 마실 줄만 알았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굳이 상상하지 않았다. 투어에 직접 참여했다. 30여명의 인원이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체험공간으로 이동했다. 제조 과정을 보는 관객들의 눈빛이 흥미롭다. 몰트 ▷분쇄 ▷당화 ▷여과 ▷가열 ▷침전 ▷냉각 ▷발효 ▷숙성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 마셔보니 유기농 제주 감귤 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향이 난다. 들큼한 옥수수맛이 치고 올라왔던 어설픈 수제맥주와 사뭇 다르다. 잘 정돈된 산뜻한 맛이다. 끝맛이 가벼워 제주도 향토 음식인 흑돼지구이, 고등어회 등 묵직한 제주 향토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한편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는 금토일 3일간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양조장 투어 비용은 1인당 1만2000원이며, 맥주 1잔(330㎖)과 몰트 스낵 3종이 포함된다.
제주=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