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기준금리 인상 시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부터 보유자산 축소에 나선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를 매입하면서 대규모로 늘어난 자산을 9년 만에 처음으로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연준은 또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금리 상승압박이 본격화, 한국 경제 뇌관인 가계부채 부실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0월 보유자산 축소 개시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다음달 100억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자산을 축소해나갈 방침이다. 1년 뒤에는 매달 500억달러 정도씩 자산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난 자산이 대략 2조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자산 축소를 지속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관련기사 5·15면
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어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지난 2015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0.25%씩 금리 인상을 한 데 이어 ‘돈줄 죄기’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연준이 자산을 축소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경기 회복세가 강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연준은 아울러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로 동결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경제 전망치(점도표)에서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16명의 위원 중 12명은 연내에 최소 한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