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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쇼크 ⑦] 피프로닐, 소량 섭취하면 두통ㆍ현기증…1~2주면 몸밖으로 배출
-간ㆍ신장 등 손상시키지만 다량 섭취해야 문제 일으켜
-이번에 검출된 양은 인체에 위해성 주기엔 미미한 수준
-소량 섭취 시 구역ㆍ구토ㆍ복통ㆍ현기증 일으킬 가능성
-프라이ㆍ삶아도 안 없어지지만 1~2주면 몸 밖으로 나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유럽, 홍콩에 이어 우리나라 계란에서도 검출된 피프로닐은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하는 살충제다. 사람에게 두통이나 감각이상, 간ㆍ신장 등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계란의 경우 검출량이 소량이어서, 한꺼번에 다량으로 섭취해야 몸에 문제가 나타난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주택이나 가축과 애완동물에 기생하는 벼룩, 진드기 등을 없애는데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물질이다. 백색 분말 형태이며, 흡입과 섭취로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노출 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증상이 경련과 떨림이다. 

'살충제 계란’인지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유통 중인 식용란을 수거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환경보호청(EPA)은 피프로닐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국립직업안전보건연구소(NIOSH)도 “피프로닐에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경우 간에 병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WHO 역시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자 “피프로닐을 과다 섭취할 경우 간, 신장, 갑상샘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WHO는 피프로닐을 사람이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중간 정도의 독성’이 있는 2급 위험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2010년 학술지 ‘임상 독성학(Clinical Toxicology)’에 실린 ‘피프로닐 노출과 관련된 급성 질환’ 논문을 보면 살충제 사용 등으로 일상에서 피프로닐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실제로 건강상의 문제가 나타났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11개 주에서 확인된 피프로닐 노출자의 89%는 가벼우면서 일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 현기증, 감각이상 등 신경 증상(50%)이었고, 이어 안구(44%)ㆍ위장관(28%)ㆍ호흡기(27%)ㆍ피부(21%) 증상 등이었다.

피프로닐을 소량 섭취할 경우 구역, 구토, 복통, 현기증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보통 이 같은 부작용은 곧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 섭취된 피프로닐은 주로 지방 조직에 남아 있다가 대사 과정을 통해 체내에 남지 않고 1~2주일이면 대변과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피프로닐은 조류 인플루엔자(AI)보다 더 위험하다. AI 바이러스는 계란 껍데기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 데다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 그러나 피프로닐은 계란 프라이로 요리하거나 삶아도 없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피프로닐은 국내에서 닭에 대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식약처에서 국제식품규격(CODEX Alimentarius)에 따라 정한 피프로닐 잔류 기준은 계란 0.02ppm, 닭고기 0.01ppm이다. 이번에 경기 남양주 양계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검출된 양은 0.0363ppm이었다.

피프로닐과 함께 검출된 비펜트린은 닭에 대한 사용이 허용된 살충제다. 닭에 생긴 이를 없애는 데 사용되며, 잔류 기준은 0.01ppm이다. 조사 결과 비펜트리도 사용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살충제가 함유된 계란의 섭취 안전성에 대해서는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장 계란을 먹고 급성 독성이 나타날 위험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성 독성이 생길 수 있는 피프로닐 섭취량은 몸무게 60㎏ 성인 기준 0.54ppm 수준”이라며 “계란 1개 무게가 대략 60g 정도이므로, 남양주 농가에서 발견된 달걀 245개 이상을 한번에 섭취해야 급성 독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잔류 기준 이하일 경우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이다. 잔류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인체에 곧바로 유해하지는 않다”며 “기준치가 자체가 ‘상당히 안전한 수준’을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국내산 계란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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