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증자 투자계획 불투명
금리확정형 판매 많아 우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그동안 모기업인 중국 안방보험의 든든한 자금력을 내세워 금리확정형 저축성상품을 파는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안방보험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되면 두 보험사의 경영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부채 평가 방식이 시가로 변경되면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이미 지난 3월 안방보험으로부터 각각 5238억원과 2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동양과 알리안츠의 1분기말 지급여력비율(RBC)은 220.11%와 217.76%를 각각 기록했다. 재문 건전성 지표인 RBC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동양과 알리안츠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RBC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런 가운데 안방보험은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지난 5월 조만간 3조원 가량을 추가 수혈한다는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또 한국 보험시장에 총 10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기존에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동양과 알리안츠생명은 당장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기존 고금리 보험 상품에 따른 회계상 부채 증가와 자본 건전성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자본 확충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동양생명의 경우 3월 현재 책임준비금 21조6000억 가운데 확정금리가 6조8000억원(31.5%)이며, 6% 이상 고금리 상품은 2조4000억원(11.2%)에 달한다. 알리안츠생명은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지만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확정금리형 보험 비중이 2015년 기준 6조1261억원(47.9%)이다.
그러나 안방보험의 현금흐름이 급감한 데다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같은 투자 계획이 이행되긴 힘들어 보인다. 더욱이 두 회사는 최근까지도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해왔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계약자에게 미래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해 부채가 늘어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달 보험료가 들어오는 만큼 책임준비금이 계속 불어나 지급여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