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대표주자 조각가 론 뮤익 등
세계적 작가 25명 작품 100여점 첫 나들이
박찬욱-박찬경 형제·이불 등과 협업도
장르확장·소통 방점 독특한 전시공간 눈길
“까르띠에 컬렉션이 프랑스 밖으로 나온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은 그만큼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까르띠에 컬렉션은 세계 순회전시에 들어갑니다”
에르베 샹데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관장은 30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하이라이트’의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와 협력했던 한국 작가는 이불 정도였습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까르띠에재단은 한국의 예술가를 발견하고 한국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일종의 모험을 시작했다”며 “창의적 도시 서울을 재발견 하고싶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의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전을 서소문 전관에서 5월 30일부터 개최했다. 전시에는 전세계 25명 작가들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기획에서 개막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1984년 설립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프랑스에서 기업 메세나의 혁신적인 모델로 꼽힌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1994년 설계한 파리의 재단 건물에 자리를 잡은 이래, 까르띠에 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현대미술을 선보여왔다. 에르베 샹데스 관장은 “우리는 시각예술 장르의 확장, 주제중심 접근, 사회적 소통의 확대에 방점을 찍은 전시를 기획한다”고 말했다.
재단에서는 미술가와 철학자, 음악가, 조각가를 아우르며 협업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에 출품된 작품의 일부를 컬렉션으로 편입했다. 현재 소장품은 1500여점에 달하며 50여개국의 350여명 작가 작품을 아우른다. 에르베 샹데스 관장은 “우리의 목표는 작가들이 창의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기획한 전시 작품들은 가능한한 우리가 수집하며, 예술가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론 뮤익, 데이비드 린치, 사라 지, 레이몽 드파르동, 쉐리 삼바, 클라우드 안두자르, 장 미셸 오토니엘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2층 전시장 대부분을 차지한 론 뮤익의 극사실주의 조각은 관람객의 인증샷 스팟으로 등극했다. 뉴욕의 건축가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가 제작한 ‘출구’라는 몰입형 비디오 설치 작품은 글로벌 시대 인구 변화 문제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 작가들과 협업이 도드라진다. 파킹 찬스(PARKing CHANc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을 비롯, 이불, 선우 훈 등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기획한 작품을 선보인다. 파킹 찬스는 몰입형 3D 설치작품을 제작하여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한다. 이불은 2007년 파리 까르띠에 재단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천지’를 선보이며, 선우 훈은 서울에서 현재 벌어지는 주요 사건들을 소재로 한 자신의 웹툰 작품을 전시회와 온라인에서 상영한다. 전시공간구성은 이세영 넌스탠다드 스튜디오 디자이너가 맡았다. 관람하는 동안 서울시립미술관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 힘들정도로 공간구성이 독특하다.
홍이지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단순히 소장품을 빌려오는 전시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기획전’으로, 전세계 유일무이하게 대규모 ‘커미션’(작품 주문 제작)으로 이뤄진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전시로, 미술관 측은 많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