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9년만의 첫승후 10개월새 3승
올해 10년차, 신인같은 패기ㆍ연습
기부천사로도 유명…봄 필드 훈훈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김해림(28)의 아름다운 ‘늦바람’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봄 필드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김해림은 19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끝난 한국-중국-유러피언투어 공동개최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배선우(23)를 연장 접전 끝에 제치고 올해 KLPGA 첫 챔피언이 됐다.
그는 프로 데뷔 9년만인 지난해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이때 김해림은 두 가지 꿈을 이뤘다고 했다. 하나는 고대하고 기다리던 또 기다리던 우승이었고, 또 하나는 첫 우승때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우승 한 번에 ‘기부 천사’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었다.
[사진=KLPGA 제공] |
그로부터 5개월 뒤, 내친 김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도 일궈냈다. 그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던 것.
2007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드림 투어 무대부터 밟았다. 정규 투어는 프로데뷔 3년만인 2009년부터였다. 하지만 2010년 부진으로 2011년엔 다시 드림 투어로 내려가야 했다. 권토중래(捲土重來).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김해림이 ‘대기만성’형이라는 얘기는 내일 모레 서른인데도 이제 시작이라는 뜻이다. 비결은 연습이다. 뭔가 부족하면 반드시 채운 뒤 연습을 끝내는 버릇이 생겼고, 기량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5년 KB금융 스타챔피언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첫 승의 기회가 왔지만,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두번째, 세번째 샷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이는 2016년과 2017년 대도약의 자양분이 됐다.
그는 작년 시즌을 마감하면서 “샷이나 정신력 등 모든 부분은 강해졌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지난해 10월 연장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아끼는 후배 배선우(23)와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마지막날 18번홀과 연장 첫 홀에서 위기에 빠졌음에도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연장 두번째 홀은 과감한 티샷ㆍ세컨드샷과 침착한 퍼팅으로 버디를 낚는 등 강심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데뷔 첫 승 이후 10개월만에 통산 3승째.
우리 나이 스물 아홉에 박성현 전인지 고진영 등 거물급 신인 같은 ‘늦바람’을 일으키는 김해림에 대해 골프계 안팎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기부와 나눔에 대한 김해림의 강한 의지는 국민의 마음에 따스한 봄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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