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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과 속이 달라 반가운 겨울철 ‘아귀’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해양수산부(장관 김영석)가 1월의 수산물로 선정한 아귀는 한때 어부들에게 재수 없고 쓸모없는 물고기라 해서 바다 속으로 던져 버려지곤 했다. 다른 물고기와 쓸려 뭍에까지 달려오기라도 하면 거름으로 쓰려고 퇴비 속으로 던져질 정도로 천대를 받아왔다. 여기엔 아귀의 생김새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입이 크고 흉측하게 생긴 아귀의 이름은 불교에서 말하는 아귀(餓鬼)에서 나온 것이다. 아귀란 생전 탐욕스러웠던 자가 죽은후 굶주림의 형벌을 받은 귀신을 일컫는다. 입이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과 자신의 크기만한 물고기를 ‘아구아구’ 잡아먹는 식성 때문에 그러한 이름을 갖게 됐다는 설도 전해진다.

천대받고 괄시받던 아귀는 찬바람 속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마산 선창가 주변 상인들에게 뜨끈한 아침 국밥으로 만들어 팔리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국밥에서 탕으로 래시피를 바꾼 아귀탕은 개운하고 담백한 국물 맛으로 애주가들의 쓰라린 속을 달래주는 속풀이용으로, 꾸덕꾸덕 말려 콩나물과 함께 매콤하게 버무려 내놓은 아귀찜은 쫄깃한 식감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귀하신 몸’으로 대접 받기에 이른다. 

비늘이 없고 흉측한 외양으로 한때 쓸모없는 생선 취급을 받던 아귀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인해 다양한 레시피가 개발되면서 그 어렵다는 고급 어종으로의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 사진은 아귀 모습.


한때 거들 떠 보지도 않았던 아귀는 이제 값비싼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으며 “이빨 밖에는 버릴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한겨울인 12월~2월이 제철인 아귀는 지방에 따라 물텀벙이, 물메기, 양태, 물곰, 물돔, 배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살집이 흐물흐물하고 겉껍질이 끈끈한 아귀는 손질이 쉽지 않다. 아귀는 살, 간, 위, 난소, 아가미, 지느러미, 껍질 일곱 가지로 부위가 나뉜다. 특히 별미로 불리는 아귀의 간(지리)은 지방과 열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A와 E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맛이 담백하고 달달해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프랑스의 거위간 요리 푸아그라와 비교되기도 한다.

또한 수분이 많은 아귀는 저지방, 저칼로리 생선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단백질이 풍부해 필수아미노산 보충에도 좋다. 아귀의 쫄깃한 껍질에는 콜라겐 성분이 있어 피부건강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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