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최근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과 연 비공개회의에서 “외식은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 많은 가정의 습관”이라며 “외식이 열량과 당류과다 섭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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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장관은 “외식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전체 당류 섭취량의 5분의 1을 넘고, 영국 가정의 4분의 1은 매주 자녀와 함께 패스트푸드 음식점에 간다”며 “식습관이 변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 외식업계 전체가 당류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레스토랑, 카페, 술집 등이 음식 1인분 양을 줄이거나 100g당 당 함량을 줄이고, 설탕 감소분을 지방이나 소금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음식점 이름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을 줄여야 하는 메뉴로 지목된 음식은 푸딩 같은 고열량 디저트나 버거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특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표적인 외식 체인으로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피자 익스프레스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외식업계와 일부 소비자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디저트의 개당 크기가 작아지면 여러 개 주문하면 되고, 망신을 주려는 목적의 음식점 명단 공개는 오히려 양 많은 디저트를 찾는 디저트 애호가들에게 훌륭한 광고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외식업계는 먹는 즐거움을 망치기만 할 뿐 실현이 어려운 목표를 세웠다며헌트 장관을 비판하고 있다.
우피 이브라힘 영국접객업협회(BHA) 대표는 디저트 양 감축 목표를 두고 “유통업체나 제조업체와 달리 메뉴와 조리법이 천차만별인 외식업계에는 어려운 일”이라며 “협회는 더욱 건강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영양 지침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큰 푸딩을 파는 식당 명단을 제발 보내달라”(@ali_harper), “명단을 맛집 가이드로 활용하겠다”(@GrumpyOldDick), “‘칼로리 폭탄’ 푸딩을 주문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claycon) 등 정부 방침을 비꼬는 영국인들의 조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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