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연일 이어지는 열대야로 잠 못드는 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서울 관악구(구청장 유종필)는 열대야를 잠시 잊을 수 있는 도림천의 달콤한 유혹을 소개했다.
해가 넘어가는 어스름한 저녁, 가벼운 옷차림이 준비됐다면 관악구 도림천을 방문하기에 적격일 것 같다. 도림천은 안양천을 통해 한강으로 연결된 지방하천으로 영등포, 구로, 동작을 포함 4개구가 걸친 하천이다. 총 12km중 6.7km가 관악구 관할이다. 서울에서 환승인구가 가장 많은 신림역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접근성이 뛰어난 하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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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도림천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도림천에서 용나는 작은 도서관=한낮의 태양이 잦아들고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간, 도림천을 배경으로 한 연두빛과 진홍빛의 설치작품이 눈에 띈다. 용을 상징하는 독특한 조형물로 지나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곳은 ‘도림천에서 용나는 작은 도서관’이다.
서원동과 신원동 사이 도림천 승리교에 설치된 이곳은 연면적 43㎡, 열람석은 10석으로 규모는 작지만 벽으로 막힌 일반도서관과는 달리 시야가 트인 새로운 형태의 이동식 컨테이너 도서관이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속담처럼 지역의 아이들이 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변무대로 꾸며진 옥상에서는 독서행사, 주민 모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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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천 벽화에서 유종필 구청장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장난스런 행동을 하고 있다. |
유종필 구청장은 “루이 보르헤스는 ‘천국’을 상상해보다가 ‘천국은 필시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곳은 꿈을 꾸는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작은 천국” 이라고 말했다.
▶신원시장 달빛축제=금강산도 식후경, 천국을 잠시 엿보았다면 이번엔 도림천변 신원시장을 추천한다. 50년의 역사가 있는 신원시장은 신림역에서 450m 거리에 위치한다. 3년 전 서울형 신시장으로 선정되면서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상인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 관악구는 지역주민들과 오후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제3회 신원시장 달빛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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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용나는 작은 도서관. |
장소는 신원시장 옆 일방통행로(봉림교-신림교 방향)를 중심으로 시장 내부와 외부로 이루어진 2개구역이다.
시장 내부에서는 1000원짜리 건강한 군것질 메뉴를 개발한 ‘군것질데이’ 행사와 무더운 여름나기 시원이벤트인 ‘얼음위에서 버텨라’ 등 다양한 먹거리와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한다.
시장 외부에서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지역 단체 등이 마련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지역 청년들의 버스킹 공연, 문화예술 체험 행사가 열린다.
지난 6월과 7월 개최된 제1, 2회 ‘신원시장, 달빛축제’는 지역주민 2~3 만명이 방문,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이해의 장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된 바 있다.
▶도림천 테마공원 벽화=서울의 한복판에 청계천이 있다면 관악의 한복판에는 도림천이 있다.
살랑살랑 강 바람 부는 한여름 밤, 가족, 친구, 연인들과 도림천 벽화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여름밤 추억 만들기에 제격이다.
위치는 봉림교 하류방면, 공간별로 꾸며진 재미있는 벽화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수변무대 맞은편에 위치한 도림천 벽화는 도림천 옹벽과 석축에 트릭아트 기법을 활용해 산뜻하고 유쾌한 벽화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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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열린 달빛축제에서 사물놀이단이 흥을 돋우고 있다. |
또한 LED 경관 조명시설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벽천분수와 기존 콘크리트 바닥대신 데크 산책로를 따라 잔디와 꽃을 감상 할 수 있는 생태자연공간도 산책에 적격이다.
구는 2014년부터 도림천 및 주변지역을 관악구의 명소로 만들고자 도림천 명소화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3월부터 놀이ㆍ문화ㆍ생태 복합공간 조성을위한 ‘도림천 테마공원화 사업’을 준비했다.
신림동 순대타운 앞 둔치 약 500미터 구간을 ‘물놀이 테마파크’, ‘작은 커뮤니티 공간’, ‘공연ㆍ문화 공간’, ‘생태자연 공간’, ‘운동ㆍ건강 공간’ 5가지 주제로 조성했다. 다양한 연령층 및 기호에 맞춰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해 주민들의 인기가 높다.
특히 휠체어, 유모차 이용객 등 도림천 접근이 어려운 보행약자를 위해 장애인경사로 2개소와 저수로 횡단 교량 시설을 확충하고 보행자 전용 산책로를 신설해 이용객의 편익 또한 증진할 수 있게 됐다.
유종필 구청장은 “향후 경전철 신림선이 들어서면 도림천의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주민들의 다양한 주민욕구를 충족하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켜 관악구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