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하나ㆍBC, 삼성페이서 발급하는 카드 출시 준비
카드사들 “주도권 뺐길라” 긴장 고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주요 카드 발급 채널로 성장하며 기존 카드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한 삼성페이가 모바일카드 발급 서비스까지 확대하면서 카드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르면 이달 중 삼성페이앱에서 발급 신청이 가능한 모바일카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삼성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페이 앱을 통한 모바일카드 발급 서비스 화면. 현재 KB국민카드의 ‘KB국민 모바일101 카드’, 삼성카드의 ‘삼성페이 삼성카드&POINT’(신용카드), ‘삼성페이 삼성체크카드&POINT’(체크카드) 등 3가지 종류를 신청할 수 있다. 롯데ㆍ하나ㆍBC카드 등도 삼성패이 앱에서 발급 신청이 가능한 모바일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
하나카드는 늦어도 상반기 안에 출시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BC카드도 삼성페이를 통해 발급 신청할 수 있는 카드 상품을 준비 중이며 삼성페이 전용 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를 보유한 BC카드가 삼성페이 모바일카드 모델을 만들게 되면 이에 참여하는 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페이로 직접 발급 신청이 가능한 모바일카드는 총 3가지다.
KB국민카드가 올 1월 카드업계 최초로 삼성페이에 연계된 모바일 전용카드인 ‘KB국민 모바일101 카드’를 선보였다.
삼성카드도 같은 달 신청 당일 발급ㆍ이용이 가능한 모바일 신용카드인 ‘삼성페이 삼성카드&POINT’를 내놓은 데 이어 3월에는 모바일 체크카드 ‘삼성페이 삼성체크카드&POINT’를 출시했다.
롯데ㆍ하나ㆍBC의 합류로 삼성페이의 카드 발급 채널에 참여하는 카드사는 8개 전업사 중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삼성페이가 주요 카드 발급 채널로 급성장할 수 있는 힘은 편의성에서 나온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삼성페이앱을 구동해 기존에 쓰던 카드를 추가하는 것처럼 새 모바일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24시간 심사로 신청 당일 바로 발급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 KB국민카드도 상반기 안에 24시간 심사를 통한 당일 발급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 모바일101 카드’의 경우처럼 삼성페이 결제시 할인률을 높이고 연회비를 크게 낮췄다는 장점도 있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UPI 선택시 1000원(국내전용)에 불과하다.
이런 강점들이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삼성페이 삼성카드&POINT’는 삼성페이앱, 해피포인트앱, 삼성카드 홈페이지 등 세 채널을 통해 가입 가능한데, 삼성페이앱을 통해 발급 신청하는 경우가 50%를 넘는다.
삼성페이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삼성페이라는 발급 채널이 가진 영향력도 확대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페이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250만명을 돌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삼성페이의 모바일카드 발급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페이의 성장세에 대해 견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발급 채널까지 넓히면서 카드사들이 종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면서 “시장 초기 단계에는 서로 ‘윈윈’하더라도 삼성페이에 주도권이 넘어간 이후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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