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등에서 발광다이오드(LED)를 거쳐 레이저 빔을 쏘더니 이제는 보행자와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까지 시도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조등 제작회사 ‘코이토제작소’는 최근 헤드라이트를 사용해 노면에 화살표를 그려 자동차의 진행방향을 보행자에게 알려주는 신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본 코이토제작소가 개발한 헤드라이트로 노면에 화살표(차량 진행방향)를 그린 모습. 자동차 진행 방향을 보행자에게 알려준다.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
자동차에 탑재된 카메라 등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보행자를 인식하고 헤드라이트를 작동시키는 기술입니다.
회사 측은 “향후 보급이 예상되는 자율운전차량에는 운전자가 없기 때문에 보행자와 눈을 마주할 수 없다”며 “보행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전조등으로 노면에 도형이나 문자를 그리는 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2025년께 자율주행차량이 보급되면 헤드라이트가 프로젝터처럼 도로에 문자를 그려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BMW i8 레이저 라이트가 전방 600m를 비추는 모습(오른쪽). 왼쪽과 가운데 그림은 각각 100m, 300m 전방을 비추는 일반 LED 전조등. |
더 멀리 보는 ‘매의 눈’ 헤드라이트는 이미 양산차에 속속 적용되고 있습니다. 레이저 라이트(Laser Light)가 그것입니다.
BMW의 최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슈퍼카 i8에는 레이저 라이트가 세계 최초로 장착됐습니다.
전방 가시거리가 무려 600m나 됩니다. 보통 LED램프가 100~300m인 것에 비하면 최대 6배 깁니다. 야간 아우토반을 시속 300km로 주행할 때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이저 라이트는 빛의 세기가 10배 세고, 효율은 30% 높습니다. 게다가 크기는 LED보다 작아 설계가 자유로워 디자인 측면에서도 선호도가 높습니다.
BMW i8가 쏘는 레이저 라이트 모습. 평행선으로 백색을 띤다. |
그러나 지난 3월 한국에 들어온 i8에는 레이저 라이트가 빠졌습니다. 관련 법규가 없기 때문입니다.
BMW 측은 “신기술과 관련한 정부 규정이 없어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일반 LED헤드램프로 대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고 레이저 라이트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평행선으로 쏘는 빔이 도심에서는 보행자와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밖에도 헤드라이트의 ‘도전’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 헤드라이트가 비춘 눈ㆍ비의 반사광 모습(위). 카네기멜론대학과 인텔사가 공동연구 중인 신기술로 눈ㆍ비의 반사광을 억제시킨 모습(아래). |
악천후에서 눈이나 비의 반사광을 낮추는 기술이나,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배광(配光) 및 점멸(点滅)을 제어해 마주오는 차량과 보행자의 눈부심을 억제하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시야를 확보하는 기술이 개발 중입니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과 인텔 사는 전방에 내리는 비나 눈을 초당 1000프레임 카메라로 실시간 인식해 눈과 비를 피해 빛을 쏴 반사광을 억제시키는 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헤드라이트 내부를 수백개의 촘촘한 블록으로 나눠 각각 블록 온/오프 기능을 제어하는 2차원 배광(配光) 기술 등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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