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가정신 전도사’로 나선 박연우<사진> 한국무역협회(무협) 기업경쟁력실 실장에게 이 시대 왜 기업가정신이 필요한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었다.
박 실장이 내린 기업가정신의 정의는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필요한 것으로 난관에 부딪힐 때 포기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해 도전하는 것’이었다.
무협에 기업경쟁력실이 생긴 지 올해로 만 3년이 됐다. 7만여개의 기업을 회원사로 보유한 무협이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해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기업경쟁력실의 설립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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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경쟁력실은 노동 분야에서만 24개의 정책을 정부 부처에 건의해 10건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됐고, 기업경쟁력실에서 발표하는 보고서를 보고 주요기업들의 피드백이 잇따를 정도로 산업계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3년째 기업경쟁력실을 총괄해 온 박 실장은 “회원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기업가정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가정신은 곧 도전의식으로 이를 확산하는 것이야말로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실장은 기업가정신을 널리 뿌리내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창업을 꼽았다. 그는 “창업과 취업은 리스크가 같다.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처럼 직장인도 늘 위기가 따른다”며 “오히려 직장인은 해고나 은퇴 뒤 대안이 없는 반면 창업을 하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박 실장은 되도록 젊었을 때 창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3040 세대 창업자들을 만나보니 대부분 20대 시절에 창업했다”며 “한두 번 실패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도전하는 것이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경쟁력실이 대학생들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자 지원사업에 종합가이드를 제공하고, 단일 창구를 통해 정산이 가능하도록 건의한 ‘싱글윈도우’ 서비스는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무협 내에서 대표적인 ‘일본통(通)’으로도 꼽히는 박 실장은 일본 기업문화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참고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도쿄 지부 주재원으로 2007~2009년간 근무했고, 일본경제신문 산하 닛케이센터에서 1년간 연수를 받았다.
박 실장은 “일본은 원청과 하청 업체 간 상생문화가 견고해 대·중기 임금격차가 크지 않다”며 “이 때문에 특정 기업으로의 인력쏠림이 덜하다”고 말했다.
또 “일본 기업들은 바이어가 원하는대로 A부터 Z까지 대부분 다 맞춰서 제품을 공급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자사의 기술을 지나치게 고집해 고객이 등을 돌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실장은 기업들에 더욱 밀착해 생생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기업경쟁력실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타 기관들의 유사한 연구주제를 차별화하는 것과 연구인력이 단 4명밖에 안 되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박 실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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