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도 계속되고 있어 ‘밋밋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상쇄하는 모습이다.
▶먹구름보다 그 뒤의 햇살에 주목=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4개 가운데 절반 이상인 23곳은 컨센서스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어닝 쇼크(실제치와 컨센서스의 괴리율이 -5% 이상)인 종목은 14개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기아차, LG화학 등 시가총액 대형주들이 줄줄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놓으며 실적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오히려 정책과 수급에 기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일 실적 잠정치를 공시한 뒤 5% 가까이 올랐다. 컨센서스보다 7% 가까이 낮은 영업이익을 공시한 기아차 역시 주가 화살표는 위를 향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2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 흐름이 강한 이유에 대해 “과거에 대한 ‘실망’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에 더 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가까운 미래인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7% 상승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2분기가 지난 3년간 내림세를 걸은 한국 상장사들의 이익 턴어라운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대세 상승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기업 이익 상승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끼워 맞춰질 것이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강한 정책 기대감, 탄탄한 외국인 매수=이달 초부터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은 정책 모멘텀이다. 사내유보금 과세 이슈와 배당확대 정책 등은 투자 활성화를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회복과 주주 가치 증대를 기대하게 한다.
증시는 이미 이런 기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업종별 지수 상승률을 보면 증권, 건설, 은행, 금융, 유통업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특히 그간 실적부진 탓에 외면받아 온 증권주와 건설주는 ‘최경환 효과’를 톡톡히 보며 증시 전체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배당에 대한 관심 역시 코스피 밸류에이션 확장을 기대하게 한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배당이 투자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1% 수준인 예금금리보다 높은 배당 수익률이라면 주식에 투자자의 눈길이 조금이나마 더 가게 되고 이로 인해 주요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은 ‘고정 변수’가 될 정도로 탄탄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한국 증시를 5억4730만 달러(약56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매수 규모다. 외국인은 최근 11주 연속 코스피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연초 이후로 놓고 보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인도(117억 달러), 대만(115억 달러)의 절반 수준인 56억 달러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최근 4주간은 연속으로 두 나라보다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과 배당확대 노력 등이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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