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친박계가 ‘환영’ 의사를 밝힌 세제개편안이 좌초되면서, 이에 각을 세운 황 대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황 대표가 여당에선 처음으로 “국민 호주머니에서 더 많은 세금이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증세”라고 밝히면서, 그동안 쉬쉬하던 정부안 반대론이 폭발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 눈치보느라 말을 아꼈던 이들도 이 발언 이후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3/07/23/20130723000414_0.jpg)
이러자 그동안 정부안을 적극 지지해 입장이 난감해진 최경환 원내대표도 180도 말을 바꿨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에서도 누누히 서민, 중산층 세부담이 급격히 늘지않도록 지적해왔다”며 “서민, 중산층 세부담 부분을 수정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정부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발언한 것과 온도차가 극명하다.
이러면서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각을 세운 황 대표의 목소리에는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그는 최근 독자적으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을 제안했지만,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안에 뭍혀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이번 세제개편 파문으로 당청 관계 재설정 요구가 높아지면서 황 대표의 위상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지나치게 밀착된 당청관계는 향후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영남권 한 의원은 “당이 청와대와 얼마나 거리를 유지할지, 판단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청와대와 적당히 거리를 둔 황 대표의 입지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도 김한길 대표의 발빠른 세재개편안 저지 성공으로, 리더십에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놓고, 김 대표가 당내 강경파에 이끌려 하기 싫은 결정을 내렸다는 뒷얘기가 무성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강경한 반대를 이끌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많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