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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디자인은 융합시대 주도하는 혁신 수단
‘Re-imagine!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가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포럼은 산업적 측면에서만 강조돼 왔던 디자인의 영역이 생활 속으로, 예술과 나눔의 한 장르로 확산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특히 세계적 디자인 거장이 멘토가 돼 실무 디자이너와 현장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시간은 유례 없는 실험적 시도였다. 실용성과 효용성을 높여 포럼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무엇보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느낀 감동과 자극은 한국 디자인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포럼에서 거듭 확인했듯 디자인은 이제 산업과 예술에 국한된 영역이 아니다. 먹고 잠자고 일하고 즐기는 일상 전반에 디자인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생활 자체가 디자인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최근 삼성과 애플이 벌이는 특허 전쟁도 따지고 보면 생활 속 디자인 전쟁이다. 둥근 휴대폰 끝 선,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아이콘 모양 등 비기능적인 사소한 부분들이 분쟁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났다. 창의성과 디자인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경각심을 일깨운 좋은 사례다.

헤럴드 디자인포럼에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디자이너 안도 다다오와 BMW 디자인 총괄책임자를 지낸 크리스 뱅글, 아우디 시리즈에 이어 기아차의 K시리즈로 디자인 혁명을 완성한 피터 슈라이어, 올해 칸 광고제 심사위원 브루스 덕워스 등 거장들과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펼치는 강연과 토론을 듣기 위해 기업인과 디자인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든 것은 디자인과 산업 변화의 흐름을 직접 살피기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디자인은 더 이상 제품 개발과정의 부차적 절차가 아닌, 감성과 융합의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번 포럼의 가장 큰 성과다.

이제 성능보다는 디자인이, 기술력보다는 이미지가 구매의 기준이 되는 시대다. 기업들도 사내 디자인연구소를 확대하고 디자이너를 임원으로 기용하는 등 디자인 경영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디자인 강국으로 나아가려면 저변을 더 확산해야 한다. 프랑스처럼 대학 과정 또는 그 이상의 국립 디자인학교를 설립,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일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아울러 초ㆍ중등학교 과정의 학생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소양과 안목을 높이는 교육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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