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보다 평생직업 개념 접근…임종설계사 등 새 직종 노려볼만
취업난이 대란을 넘어 전쟁 수준이다. 앞으로도 풀릴 기미가 없다.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기술진보가 실업자를 양산한다”고 단언했다. 지난 1995년 ‘노동의 종말’이란 책을 통해서다. 오늘날 소름끼치게 맞아떨어지는 얘기다. 실업과 취업난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얘기다.
하지만 준비하는 자에게 길은 있다. 길은 만들어진다. 숲속 오솔길은 사람들이 다닌 자취다. 첫걸음은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는 데서 나온다. 일을 하며 행복하고 번듯한 수입도 따라준다면 금상첨화다. 게다가 미래에도 유망하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결론은 창직(創職)이다. 취업(就業), 창업(創業)을 넘어선 창직에 길이 있다. 창업은 알아서 치열한 경쟁의 길로 들어서는 짓이다. 이미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다. 어디든 레드오션이다. 반대로 창직은 직종을 만드는 일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블루오션이다.
세상에 이런 직업이? 요즘 새로 나타난 이색 직업들은 대부분 창직의 범주에 든다. 바로 얼마 전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뭘 하는지 짐작이 간다. 애완동물장의사, 음악치료사 등이다.
지난해 유엔(UN)은 ‘2025년 유엔 미래보고서’에서 미래 유망직종을 선정해 주목을 받았다. 누군가 선점하고 창직하기에 이보다 좋은 지침서는 없다. 유전자상담사, 임종설계사, 결혼및동거강화전문가 등등이다. 역시! 무릎을 치게 만든다. 10년을 기다릴 것 없이 당장 준비해도 이상할 게 없다.
생소하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직업도 있다. 아직 뜨지는 않았다. 그래서 뜰 여지는 많다. 더 주목받는 이유다. 혼자 사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같이 영화도 보고 밥도 함께 먹는 등 주말가족이 되어주는 홈메이커(Home Maker)나 최고경험관리자, 나쁜기억수술전문의 같은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창직을 하는 경우는 만족감이 높다. 전문적이면 더 좋다. 컴퓨터, 스마트폰의 기능을 좀 더 인간과 친숙하게 바꾸는 일을 하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컨설턴트나 게임 경기장을 짓는 e-스포츠맵제작자가 그런 일이다. 새로운 생각을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로 구체화시키는 아이디어컨설턴트나 사회공헌활동을 관리해주는 CSR(Corporate Social Relations)컨설턴트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직업 수는 1만1600여개(2012년 한국직업사전)다. 일본 1만8600개(2008년 기준), 미국 3만1000여개(2000년 기준)보다 한참 적다. 반대로 그만큼 많은 가능성과 길이 있다는 의미다.
<권용국 부국장 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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