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인하…시장반응은
건설사 대출부담도 일단 감소부동산 회복은 여전히 요원
은행권 대출·예금금리
줄줄이 인하 불보듯
기업 돈줄 물꼬 기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격적으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춤에 따라 당장 자금ㆍ부동산 시장에는 제한적이나마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발표 직후 주가 및 환율은 큰 동요가 없다.
자금시장의 경우 고평가된 채권에 대한 매물과 저평가된 주식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자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전격 인하가 그만큼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시그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가하락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가 3%로 내려왔지만 이미 채권시장의 금리는 하락을 염두에 두고 오래 전부터 움직였다”며 “해외 금리도 계속 낮췄을 뿐 아니라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아 이번 인하가 영향을 크게 주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통위 전날인 11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3bp(0.03%포인트) 하락한 3.19%에 장을 마쳤다. 1년만기 국고채도 2bp 내린 3.21%에 고시됐다. 금리 인하가 예상된 움직임이었다.
침체일로를 겪는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금리 인하를 점치던 일부 전문가는 그 배경으로 부동산 경기부양 필요성을 들기도 했다.
이번 금리인하를 통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하락 속도를 어느 정도 멈출 가능성도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에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하는 건설사는 물론 소비자들도 대출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주택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호재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회복이 여전히 요원해 보이는 실정에서 부동산 거래 수요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주택시장 전반에 있어선 추가로 정책적 보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금리 인하 폭 자체만으로는 침체의 골이 깊은 주택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앞서 정부가 밝혔던 분양가상한제나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ㆍ등록세 완화 등의 정책 보조가 뒤따른다면 변곡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한 건설사 관계자도 “시장에 신호는 줄 수 있어도 당장 시장영향력을 발휘하긴 힘들다”며 “앞서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시장에 퍼져 채권금리가 올라간 상황에 돈을 빌려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던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당장 영향을 받아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들은 부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기업들도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투자를 늘릴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을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가계부채의 총량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 그렇지 않아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보이는 가계부채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114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남현ㆍ백웅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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