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비례대표 1번을 제의했으나, 안 원장이 “부담스럽다”며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또 MBC 인기 아나운서 출신인 손석희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와 방송인 김미화씨를 영입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으나 두 사람 모두 “방송을 지키며 역할을 다하겠다”고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명숙 대표와 비례대표 공천심사위원회 사이에 안 원장 영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직접 안 원장 측을 접촉해 비례대표 의사를 타진했다.
문 고문 측은 반(反)새누리당 연대를 하자며 비례대표 1번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부담스럽다”고 고사했고, 문 고문 측에서 “부담을 느끼는 게 이해된다”며 “대신 제3의 인물을 제안한다면 공천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 측은 심사숙고를 한 끝에 “뜻은 고마우나 정치참여를 유보하겠다”고 완곡하게 거절해 안 원장 영입은 불발됐다.
이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안 원장과 문 고문이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양측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연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금시초문”이라며 안 원장의 영입설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또 한국 과학계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 교수와도 접촉해 비례대표를 제의했으나 정 교수가 사양했다.
정 교수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도전! 무한지식’ 등 인기 과학서적을 출간한 ‘스타 과학자’로, KBS ‘TV 책을 말하다’ 진행자를 역임했고, 200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차세대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간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던 배재정 전 부산일보 기자의 ‘깜짝 공천’에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 고문은 한 대표와 비례대표 공심위원장으로부터 정수장학회 관련 인사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접 설득에 나서 영입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배 전 기자를 공천한 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장학회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 전 기자는 부산일보에서 노조 간부를 하며 지속적으로 정수장학회 문제를 제기하다 사측으로부터 사직을 권고받고, 명예퇴직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