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대출 5兆 증가와 대조
지난 9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8개월 만에 감소했다. 은행들이 가계 신용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대출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두 달째 2조원대 증가해 대출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달 29일 현재 276조9248억원으로 전월말 보다 910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4740억원 감소한 이후 8개월 만이다.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달 29일 현재 57조3440억원으로 1조8032억원 급감했다. 월중 감소액은 2008년 12월 계수 집계 이후 최대폭이다. 신용대출 가운데 비(非)실수요로 인식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감소액이 905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서민 실수요 신용대출이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4조1193억원으로 1905억원(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파트 분양과 관련된 실수요 대출인 집단대출이 67조8008억원으로 631억원 줄었고, 가계대출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던 전세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4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3조9060억원으로 1729억원(4.6%) 증가했다. 증가율이 7월 9.0%에서 8월 7.9%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5% 아래로 떨어졌다.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지난 달 평균 연 5.58%로 전월보다 0.12% 포인트 오르는 등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도 가계대출 위축에 한몫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대출 금리는 6.88%로 0.19%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은행들이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면서 대기업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달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55%로 0.12% 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달 29일 현재 60조2154억원으로 2조2519억원 증가했다. 8월 2조1145억원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2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로써 올 3분기 중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5조5124억원에 달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