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대지진 타격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일본은행(BOJ)이 평가했다.

일본은행은 4일 일본 9개 지역 경제 상황을 분석한 최신 분기 보고서 발표하고, 이들 지역 가운데 지난 3월 대지진이 발생한 도호쿠(東北)를 포함한 7개 지역의 경제 판단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긴키와 시코쿠 지역은 지난 4월 보고서 분석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는 대지진 타격을 이유로 이들 7개 지역에 대한 경제판단을 지난 1월 보고서 때보다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미국의 ‘베이지북’과 유사한 성격으로 일명 ‘사쿠라 보고서’로도 불리는 이 분기 경기 보고서는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 주재로 4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은행 32개 국내 지점장과 미국 및 유럽 주재 책임자 정례 회동에서 공개됐다.

시라카와 총재는 이날 회의 개막 연설에서 “공급 위축이 더 완화되고 생산도 모멘텀을 회복하면서 일본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로 되돌아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진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던 도호쿠 지역의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 지역과 관련 보고서는 “지진으로 인해 (도호쿠) 경제가 상당히 위축됐지만, 경제 활동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연안의 경우 쓰나미 후유증으로 여전히 생산이 중단되거나 부분 가동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인지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보고서의 내용이 지난 1일 공개된 일본은행의 6월분 기업단기경기관측조사(일명 단칸ㆍTankan) 및 실물경제학자들의 판단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5일 분석했다.

학자들은 일본 경제가 V자형의 급속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단칸도 제조 대기업의 경기 신뢰가 9월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일본경제에 대한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일본 전체를 뒤덮고 있는 데다 전력 사용 제한도 일본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