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제조업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 줄줄이 하락
유럽·英 PMI도 둔화
호주도 마이너스 성장세
글로벌 경제회복 ‘빨간불’
미국과 유럽, 호주 등의 제조업과 고용 둔화를 확인하는 지표가 연일 쏟아지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에 경고등이 켜졌다. ▶관련기사 18면
미국과 유럽, 영국, 중국의 제조업지수(PMI) 하락과 호주의 20년래 첫 마이너스 경제성장 발표가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월가의 JP모건은 2일 실망스러운 경기지표에 따라 지난달 말에 내렸던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GDP)을 2.5%에서 다시 2%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의 1.8%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물경제 김빠진 미국=1일 미국의 공급자관리협회(ISM)이 발표한 제조업지수가 1년8개월 만에 최저치인 53.3으로 떨어져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지수가 5월에 53.5로 떨어진 것은 200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57.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의 확장을 의미하고 50에 미달하면 위축을 뜻한다.
이와 함께 ADP가 발표한 5월 미국의 민간고용도 3만8000명에 그쳐 4월의 17만7000명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래 가장 적은 수치여서 미국의 실업(9%)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자아낸다. 상품생산 분야에서 1만개가 줄었고 서비스 분야는 4만8000개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날 발표된 5월 자동차 판매도 109만대로 작년 5월의 110만대에 비해 줄어들었다. 미국 월별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기는 201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3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5월 신규고용 수치에 대해 골드먼삭스와 JP모건은 이날 당초 15만명 선에서 각각 10만명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유럽 7개월 연속 둔화=이날 미국보다 앞서 나온 유럽과 영국의 PMI도 완연한 둔화세를 보여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5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6으로 전월 58.0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로써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제조업 PMI도 52.1을 기록해 20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고, 독일의 생산활동도 지난해10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호주도 주요 자원수출지역인 일본의 대지진 여파와 자국의 자연재해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2% 마이너스 성장해 2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의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에 대해 미국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나이젤 골트는 뉴욕타임스에 “국제 상품가격 상승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부품조달 차질, 미국의 자연재해 등이 겹쳐 미국 제조업의 둔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ING 파이낸셜마켓츠의 톰 레빈슨은 미국의 ISM이 전미경제학회(NBER)가 미국의 경기침체 종료를 선언한 지 3개월 만에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소프트 패치가 확실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은 2012년 3분기에나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