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말,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스몰캡(Small Capital) 기업들의 주가가 올 해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의 분석 리포트를 내놨다. 글로벌 시장에서 저(低) 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개인 가계 자금이 증시로 유입돼 유동성 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신용 위험이 축소되며 위험자산 투자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논리와, 대형주 대비 우량 중소형주가 실적 부분에 있어 더 훌륭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덧붙여졌다. 그런데 지금 보면 ‘헛발질’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중소형주가 유리”, “위험자산 선호, 중소형주 반등흐름 지속”, “코스닥 및 중소형주 상대적 약진을 대비”, “중소형주 전망: 데자뷰-05년 중소형주 랠리”, “현금 보유 보다 중소형 종목” 등의 제목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화학, 자동차 위주의 코스피 시총 상위 대형주는만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작년 연말 증권사들이 적극 추천했던 코스피 중소형주, 코스닥 중대형주의 주가는 게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추천됐던 종목 중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중대형주의 상당수가 시장 평균 흐름에서 벗어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종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연말 1만 8000원대 주가를 형성했던 휴맥스(151160)의 경우는 당시 국내 증권사들이 적극 추천해던 종목이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 4일 휴맥스 종가는 1만 3950원으로 마쳤다. 지난 연말 1만 6000원~1만 7000원대 주가를 형성했던 티엘아이(062860) 역시 최근 주가 급락으로 1만 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서울반도체(046890) 역시 많은 증권사에서 추천했던 종목이다. 다만 서울반도체는 최근 올 한 해 예상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하락 수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서울반도체는 올 해 영업이익을 당초 예상치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하향 조정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도 국내 증권사들이 각자 코스피 중소형중, 코스닥 중대형주 위주로 주가 상승을 예견했던 종목들 중 대부분이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증시로의 개인자금 유입이 활기를 띄면서 다시 한번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작년말 스몰캡 종목을 적극 추천했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시 시장 분위기는 중소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이 예견됐을 때였다. 최근 침체된 분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저평가된 중소형 주에 조만간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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