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감청 정찰기 정찰비행 나서…北 추가 도발 대비
통일부는 10일 남북 연락채널이 나흘째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 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자료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 간 연락채널이 나흘째 불통인 가운데 정부는 기술적 문제가 아닌 북한이 의도적으로 차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은 주말 사이에 군 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는 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일단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면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일방적 차단 배경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동·서해지구 군통신선 정기교신에도 응하지 않았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군 통신선과 관련해 북측의 선로 이상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북은 통일부가 담당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와 오후 5시 마감통화, 그리고 군당국은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으로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와 오후 4시 마감통화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나흘째 남측의 정기통화 시도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일시적 장애가 조성된 경우를 제외하곤 그나마 이어져온 남북 간 공식 연락채널 정기통화가 나흘째 중단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구 대변인은 “(남북 연락채널은) 2021년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10월 3일까지 중단됐다가 같은 달 4일 복원됐다”며 “복원 이후 현재까지 통신선이 유지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번처럼 모든 군 통신선이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하루 이상 통신이 완전히 중단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남측의 남북연락사무소와 군통신선에는 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북한이 한미연합연습과 한미일 군사훈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인권 문제 제기, 그리고 개성공단 내 남측 자산 무단사용 중단 요청 등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통신감청정찰기가 이날 한반도 상공으로 전개돼 대북 정찰비행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와 군 당국에 따르면 미 RC-135V 리벳 조인트는 이날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반도로 출격해 서해와 수도권 상공, 강원 양양 앞바다 방향을 왕복 비행하며 정찰을 실시했다.
정찰기는 위치 식별 장치를 켜 놓은 채 비행해 의도적으로 항적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
RC-135V는 첨단 전자센서를 활용해 수백㎞ 밖에서도 미사일 준비 신호 포착이 가능하다.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정찰기 RC-12X 가드레일도 수도권 북부 상공을 비행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 차단 뒤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찰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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