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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는 기본, ‘오픈런’ 부르는 편의점 PB가 효자 [언박싱]
[CU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최근 편의점에서 히트를 친 한 상품은 편의점 A사가 컬래버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시작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또다른 편의점 B사가 더 좋은 조건의 계약서를 들고 나타나면서 A사를 제치고 최종 계약까지 이르렀고, 이 상품은 역시나 출시하자마자 화제의 상품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는 물론 MZ(밀레니얼+Z)세대 취향에 맞춰 ‘오픈런’을 부르는 히트상품을 만들고 브랜드 이미지와 집객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PB상품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올 들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상품의 매출 신장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보다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데, CU의 경우 이 비중이 25~30% 수준에 달한다.

편의점별 PB상품 매출증가율을 보면 전년동기대비 기준 올해 1월부터 7월 말까지 CU 13.3%, GS25 8.8%, 세븐일레븐 25%, 이마트24 24%를 기록했다. CU는 최근 4년간 10%대의 꾸준한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GS25는 2020년 4.4%에서 2021년 6.5%, 올해 8.8%까지 상승했다. PB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곳들도 PB상품을 잇달아 강화하면서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CU 제공]

편의점 PB상품 가운데 베스트 상품은 단연 가성비가 좋은 생수, 음료, 커피 등이다. CU의 지난달 PB상품 베스트 5를 보면 ‘델라페 얼음컵’과 ‘헤이루 미네랄워터’가 차지하고 있고, GS25에서 1위는 원두커피 자체 브랜드인 ‘카페25’가 차지했으며, 아이스컵과 ‘유어스 지리산맑은샘물’이 뒤를 이었다. 편의점 원두커피는 최근 고물가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 세븐일레븐에서도 PB상품 중 1위(판매수량 기준)는 세븐카페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성비를 내세운 편의점 PB상품들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CU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2.8%, 20.6% 늘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덕이 컸지만 고물가를 겨냥한 ‘득템시리즈’ 등의 매출 상승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GS25는 지난 6월 슈퍼마켓(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자체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를 시작했으며, 세븐일레븐은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Good People) 브랜드를 론칭했다.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 이미지. [CU 제공]

아울러 편의점이 차별화된 PB상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메인 고객인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MZ세대 취향을 맞추기 위해 GS25의 ‘갓생기획’처럼 MZ세대 직원들로만 이뤄진 별도팀을 만들어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다.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는 히트 상품 하나가 일으키는 집객 효과도 크다. 지난 1월 출시된 연세우유생크림빵은 지금까지 누적 600만 개가 팔렸으며, 경쟁사의 크림빵 출시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GS25는 ‘노티드’ 브랜드와 협업제품을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최근 ‘슈퍼말차’ 브랜드와 손잡고 협업상품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GS25 제공]
부산에서 열린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 전에 고객들이 줄 서 있는 모습.[GS25 제공]

무엇보다 경쟁이 뜨거운 곳은 일명 ‘박재범 소주’가 열기를 끌어올린 주류다. ‘곰표맥주’ 등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경쟁하던 주류는 올해 소주, 막걸리 등으로 전선이 넓어졌다. GS25의 ‘원소주 스피릿’에 이어 CU는 배우 김보성과 손잡고 ‘김보성의 의리남 소주’를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가수 임창정과 협업해 증류주 ‘소주 한 잔’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원소주스피릿은 출시 1주일 만에 준비한 물량 20만 병이 완판되며 GS25 주류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또한 PB는 아니지만 CU는 백종원 대표의 양조장인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차별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브랜드와의 컬래버 제품이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면서, 좀 뜬다 싶은 브랜드를 미리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맛집은 기본이고 의류, 게임 등 젊은층의 관심이 쏠리고 SNS에서 화제가 되는 곳이라면 업종을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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