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불출마 선언·재선의원 결의 등 불출마 압박↑
책임론 지속에도 출마의사 정한 듯, 7월초 선언 관측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오는 8월28일에 열기로 하고 본격적인 '전대 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이재명 의원의 출마 선언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내 대선·지선 패배 '책임론'과 불출마 압박 기류에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충남 예산에서 열리는 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이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선거 패배 책임론을 의식해 동료 의원과 접촉면을 최소화하고 침묵을 이어 왔지만, 최근 보폭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이날 워크숍 참석으로 전면적으로 당내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워크숍에서 최근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 운영을 포함한 당 쇄신 방향과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 과제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전당대회 룰(규칙), 지도체제 변경 등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특별한 메시지를 내진 않을 것 같고, 주로 듣는 자리로 생각하고 참석하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 당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린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 참석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최근 자신에 대한 전대 불출마 압박 기류를 정면돌파하려는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출마 결심을 이미 굳혔으며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7월 초까지는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 출마를 우려하는 쪽에서는 최근 불출마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22일 민주당 재선의원 34인은 결의안을 내고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8월)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간 세력 싸움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재명 의원이나 친문 핵심인 4선 홍영표·3선 전해철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이들이 출마할 경우 대선 패장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당 대표로 나선다는 비판과 함께 계파간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재선의원들은 70·80년대생이 주축으로 나서 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발표 직후 전해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연이은 선거 패배로 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 당을 정상화하고 바로세우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고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과제가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설훈 의원이 22일 저녁 의원회관에서 이재명 의원을 만나면서 불출마를 권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만남은 설 의원이 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설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제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개인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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