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5선의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1대 국회 국회의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당초 5선의 김진표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굳히면서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가 복마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의원 외에도 이상민 의원과 안민석 의원도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조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의 뜻을 정했다. 오는 15일 일요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출마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의 교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그 것을 일일이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충분히 얘기는 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김진표 후반기 의장’ 합의에 대해서는 “박 의장과 김진표 의원 두분이 합의를 한 것이지 그것이 민주당의 전체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의원실 관계자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인사 등에서 보이는 ‘정치보복’에 대한 당 안팎의 위기감과 초재선 의원 및 중진 의원들의 뜻을 모아 출마 선언을 하기로 12일 저녁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반기 국회의장은 당초 김 의원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와 김 의원이 직접 만나 추대 방식으로 국회의장을 하되, 후반기 의장은 김 의원이 맡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회 안팎에선 김 의원이 하반기 국회의장을 맡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으나, ‘이재명계’로 꼽히는 조 의원의 출마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의장 출마 결심과 관련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도 긴밀히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지사가 계양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고 이를 토대로 조 의원이 후반기 국회 의장을 맡을 경우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조 의원을 지지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 의원은 의장 출마를 위해 최근 10여일 간 100여명에 이르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 일일이 전화해 의장 출마에 대해 의사를 타진했고, 그 결과 김 의원을 누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출마를 선언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정식 의원실 관계자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으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다만 조 의원 출마에 대해 국회 관례를 깨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국회의장은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이 맡되 선수와 연령 등을 종합 고려해 정해왔다. 특히 21대 국회 후반기 의장의 경우 국회의원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김 의원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박 의장과의 ‘절충안’ 등을 고려하더라도 김 의원이 무난히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박 의장은 지난 2022년 5월 20일 김 의원과 의장을 두고 합의를 한 뒤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김진표 선배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당을 위해 훌륭한 귀감을 보여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21대 국회 후반기 의장은 김 의원이 맡는 것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21대 국회의원들 모두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최근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 있었던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합의를 무효화 시킨 사례에 더불어 또다시 민주당이 국회 관례를 깬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지난해 7월 합의를 파기한 데 이어 후반기 의장직 합의까지 파기하는 것은 당내는 물론 당밖 비판까지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의 의장 출마는 최근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 전 지사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이재명계 의원인 조 의원이 후반기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게시글들이 여러차례 올라온 바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일련의 민주당의 행보 역시 당 밖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직접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45%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1%로 집계됐다. 직전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5%포인트 오른 것이고, 민주당 지지율은 10%포인트 내린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다, 민주당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사건이 터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는 전혜숙 의원 주관 하에 오는 24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이나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후반기 국회 부의장에는 변재일 의원과 김영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