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설치된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이 올해부터 사용이 중단됐다. 노후화로 인한 임시조처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9일 광화문 세종대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이프오르간이 노후화로 올해 1월부터 사용 중단됐다”고 밝혔다.
수리비는 약 4억 9500만원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서울시 출연금이나 기업 협찬도 가능하겠지만, 시민들도 참여 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기부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파이프오르간 수리에 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동안 공연장을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 세종문화회관측은 “2003년 리모델링 이후 일부 기계 수리는 계속 진행해 왔으나,무대 전체 보수공사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칼 슈케사가 제작했으며, 지난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과 함께 설치됐다. 총 8098개의 파이프와 6단에 이르는 건반, 높이 11미터, 폭 7미터, 무게 45톤으로 당시 아시아 최대규모 오르간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거문고를 본 떠 만든 오르간 겉면 윗부분엔 전통가옥 지붕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파이프가 설치됐고, 범종도 32개 갖추고 있다.
파이프오르간이 잠정 사용이 중단됨에 따라 ‘파이프오르간 시리즈’도 지난해 9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 시리즈는 회당 평균 1500~600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한빛 기자/v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