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됐다. 이로써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는 0.75∼1.00%가 됐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향후 금리 인상은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올해추가로 2차례, 내년에 3차례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대로 진행된다면 기준금리는 올해말 1.25∼1.50%, 내년말 2.00~2.25%를 거쳐 2019년 말께 과열도 침체도 아닌 일종의 중립수준인 3.00%에 근접한다는 청사진이다.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25%)와의 격차는 불과 0.25% 포인트다. 상반기에 같아지고 하반기엔 역전된다. 한미간 금리역전은 외국인 자금유출을 불러온다.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다. 그렇다고 국내 금리를 인상하면 13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진다. 하지만 결정의 시점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모든 정책은 선택의 문제다. 중요한게 먼저다. 부작용이 큰 것부터 대응해야 한다. 외국인 자본유출의 경우비슷한 신흥국들과 비교할때 경제적 기초가 좋으면 자본유출의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자금유출은 달러 강세를 불러오고 수출에는 환율면에서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축면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기도 한다.
결국 현시점에서 우선 순위는 당연히 가계부채 관리다. 가계는 금리인상의 충격을 완충할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은 더 그렇다. 이들은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많아 충격의 강도도 크다. 그중에도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더하다. 이들에게 기준금리 1% 인상은 그 이상의 실질금리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사람들이 10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말 현재 대출액도 108조9324억원으로 4년 전보다 20.9% 증가했다. 135만명의 실업자군에 100만명의 잠재적 연체자들은 사회문제가 되기 십상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의 폐업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도 폐업위험도가 7.0∼10.6% 올라간다고 예상했다. 경험도 능력도 없이 가족 노동력으로 버티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문닫고 나앉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시행중이다. 이건 한은의 금리정책과 맞물려야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