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초유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주요 가해업체로 지목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막바지 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3일 오전과 오후를 나눠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이승한(70) 전 홈플러스 회장과 이철우(73) 전 롯데마트 대표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렀다. 기업을 운영했던 최고책임자를 소환한다는 점에서 거대 유통사 수사의 사실상 마지막 수순으로 관측된다.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이 위치해 있는 서울중앙지검 모습. |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 2006년과 2004년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별다른 안정성 검사 없이 출시해 각각 16명과 12명의 사망자 등 40여명의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소환조사가 끝나는 대로 그동안 이어졌던 두 유통사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다음주께 처벌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제품 제조와 판매를 사실상 실무 책임자인 본부장급이 총괄했기 때문에 두 전 대표의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날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두 전 대표들까지 사법처리 대상에 추가로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1년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가습기 살균제. [자료=환경보건시민센터] |
전날 수사팀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맡아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무를 총괄했던 현 롯데물산의 노병용(65)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노 대표는 2007년부터는 롯데마트의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제품 판매와 광고 등 주요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한 바 있다.
같은 날 홈플러스 측을 대상으로는 김모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을 소환했다. 김 전 본부장은 홈플러스가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ㆍ판매하는 과정에 깊이 개입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허위 광고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PB상품을 개발ㆍ출시하는 데 용역을 담당했던 미국계 글로벌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처벌 여부도 관심사다.
그동안 롯데마트는 제품 개발과 안정성 검사 등 관련 업무 일체를 데이먼에 일임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데이먼은 PHMG의 흡입 독성검사가 필요한지 실무적 법리 검토만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양쪽 법인 모두에 과실책임이 있다고 보고, 혐의가 드러난 책임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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