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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목 기형 극복하고 세계 최강자 된 존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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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회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우승을 차지한 존 람. [사진=오거스타 내셔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존 람(스페인)이 ‘명인열전’ 마스터스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올해 들어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PGA투어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는데 5월이 오기 전에 시즌 4승 째를 거두며 최강자의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람의 마스터스 우승으로 그의 발목 기형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미국의 골프매체인 골프 다이제스트지는 11일 ‘존 람에 대해 알아야 할 18가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람은 출생 당시 오른쪽 발목이 안쪽으로 90도 돌아간 상태로 태어났다. 람은 2021년 디오픈을 앞두고 기자회견 도중 이런 사실을 처음 알린 바 있다.

의학 용어로 이를 내반족(內反足)이라고 하며 신생아 1000명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선천성 기형이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다. 람의 부모는 신생아인 람을 병원으로 데려가 수술을 받는다. 오른쪽 발목 뼈를 부순 뒤 재조립하는 대수술이었다. 수술 이후엔 매주 병원에 가서 뼈를 맞추는 치료를 받았다. 람은 이 수술로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게 된다. 오른쪽 다리가 왼쪽에 비해 1.5cm 정도 짧다. 지금도 양쪽 다리의 길이를 맞추기 위해 높이가 다른 맞춤 신발을 신어야 한다.

람은 발목 기형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의 운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맞춤형 신발로 밸런스를 유지하지만 백스윙 시 성치 않은 오른쪽 다리로 인해 통증이 있고 이 통증은 장딴지와 엉덩이, 어깨까지 퍼져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0야드가 넘는 초장타를 날리는 것은 타고난 힘이 좋기 때문이다. 현재 람은 의류 후원사인 트래비스 매튜에서 제공하는 골프화를 신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 골프화는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람의 짧은 백스윙은 스페인의 로컬 코치인 에두아르도 셀레스의 작품이다. 람은 주니어 시절부터 장타를 날렸는데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셀레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람이 13살 때 백스윙을 줄이는 작업을 했고 성공을 거뒀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며 지금도 PGA투어에서 가장 짧은 백스윙을 하는 선수로 남아 있다.

람은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6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앞뒀으나 3라운드를 마친 후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는 바람에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극도의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으나 이를 잘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이런 반전은 결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람은 애리조나 주립대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하던 미국인 켈리 케이힐과 2019년 결혼해 아들 둘을 얻었다. 다혈질의 람은 가정을 꾸리며 화를 다스리는 선수가 됐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첫 아이를 얻은 후 US오픈에서 우승했으며 둘째를 얻고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람은 “골프와 인생의 균형이 중요하다. 만약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난 가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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