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레슨을 위해 발명까지 한 USGTF 노현승 프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해 연말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OREA의 10대 지도자에 선정된 노현승 프로(48)는 골프를 진정 사랑하는 이다. 골퍼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발명까지 하게 됐으니 말이다. 노 프로는 필드 레슨을 위해 골프장을 찾은 여성 회원이 에이밍으로 고생하는 것을 본 뒤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직접 골프 교보재까지 만들었다.
골프 퍼팅 정렬 장치인 올펏(All Putt)이라는 이름의 기구로 퍼팅은 물론 샷 에이밍까지 도와주는 똑똑한 제품이다. 노 프로는 지난해 기술보증보험으로부터 1억 원을 대출받아 올펏을 완성시켰으며 지난 2월 1일엔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샤크골프솔루션이란 법인을 만든 노 프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와 함께 올펏의 펀딩과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노 프로는 어려서부터 발명가를 꿈꿨다. 무엇이든 예사로이 보지 않는 성격에 다양한 직업으로 쌓은 이력이 어우러지며 첫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전남 남원에서 태어난 노 프로는 대기업 건설회사에 근무하던 부친을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다. 재미있는 점은 대학을 두 번 다녔다는 점이다. 인하공전 항공기계과를 졸업한 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첫 직장은 전공을 살려 한샘 회계팀에 들어갔다. 그리고 보광그룹 계열사인 덴츠 코리아로 이직해 광고업무를 했다. 그러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40세에 골프에 입문했다. 하지만 발전 속도는 빨랐다. 2019년 9월 중순 대학 선배와 함께 옥스필드CC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2오버파 74타를 쳤다. 자신감을 얻고 다음 달 USGTF 실기 테스트에 응시했는데 덜컥 합격증을 받았다. 파5 홀인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야 합격이 가능했다.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20m 앞까지 보낸 뒤 칩샷을 핀 40cm에 붙여 ‘천금같은’ 버디로 연결시켰다.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노 프로는 프로 자격을 땄어도 바로 레슨을 하지는 않았다. 당시엔 골프관련 인공지능 스타트업에서 골퍼 체형에 따른 스윙의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후일 스윙 분석 등 레슨에 큰 도움을 받았다. 2021년 11월부터 압구정동의 더원 피트니스센터에서 처음 레슨을 시작했다. 과거 보광그룹 회장실에서 수행 비서로 5년간 일한 게 회원 응대 등에 큰 도움이 됐다.
노 프로는 레슨을 할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심리적인 부분이다. 기술적인 지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코칭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인간이 골프공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에서 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기 확신은 3단계를 거쳐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첫 번째가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 두 번째가 의식을 집중하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 단계가 자기확신이다. 프리샷 루틴 과정에서 이런 심리적인 단계를 거쳐야 샷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심리 코칭을 위해 본인 스스로 GNPT코리아 유충경 박사에게 사사했다. 그 곳에서 골프가 어려운 이유는 본능과 상충하는 부문이 많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노 프로는 좋은 골프를 위해 침뜸공부도 했다. 2021년에 일년 과정으로 청량리의 뜸사랑 평생교육원에 다녔다. 그 곳에서 침뜸으로 스태미너 관리를 잘 하면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골프를 즐길수 있다는 걸 체험했다. 노 프로는 ‘족삼리에 뜸뜨지 않는 사람과는 먼 길을 같이 가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고 소개했다. 족삼리는 스태미너를 올려주는 혈자리라고 한다. 골프를 위해 침뜸 공부까지 한 사람은 아마도 노 프로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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