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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프 지옥’의 최후 생존자 홍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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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는 홍지원.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석달간 기른 ‘러프 지옥’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생존자는 무명 홍지원(22)이었다.

28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최종라운드. 3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홍지원은 정규 투어에서 우승 경험이 없어 불리할 것이란 예상을 비웃듯 한 홀 한 홀 침착하게 헤쳐 나간 끝에 정상에 섰다.

마지막 날 버디와 보기 3개 씩을 주고받은 홍지원은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이날 1언더파를 쳐 2위에 오른 박민지(24)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이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82위에 머물러 내년 시드 걱정이 컸던 홍지원이 상대하기에 상금랭킹 선두 박민지는 높은 벽이었다. 하지만 박민지가 8~10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했어도 쓰러뜨리기 어려운 상대는 홍지원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홍지원은 다른 골프인생을 살게 됐다. 우승상금 2억 5200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 20위(시즌 상금 3억 931만원)로 뛰어오른 홍지원은 3년짜리 투어 카드도 손에 쥐었다. KLPGA투어에서 오버파 우승은 2015년 박성현의 한국여자오픈 우승(1오버파) 이후 7년 만이다.

홍지원은 우승 인터뷰에서 “홍지원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할 줄 몰랐다"면서 "프로가 되고 난 후 가장 큰 목표가 K10 가입이었다. 앞으로 KLPGA투어에서 오래도록 뛰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3년 시드를 받은 게 우승 상금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타이틀 스폰서인 한화는 그룹 소유 골프장인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대회 개막 석달 전부터 러프를 길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폭 15m의 페어웨이와 10cm 깊이의 러프 지옥이었다. 이런 악조건은 장타는 아니어도 드라이버를 똑바로 치는 홍지원에겐 유리한 조건이었다. 그리고 홍지원의 크게 욕심내지 않는 심성도 어찌보면 우승에 필요한 덕목이었다.

홍지원은 "타수를 많이 잃지 않는 안전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캐디와 장난도 많이 치면서 플레이해서 잘 풀렸던 것 같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득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홍지원이 6번 홀까지 파 행진을 하자 경쟁자들이 먼저 무너졌다. 챔피언 조로 함께 경기한 정윤지(22)와 하민송(26)은 6번 홀까지 보기 2개 씩을 범해 홍지원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박민지가 8~10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았으나 홍지원에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박민지가 앞 조로 경기한데다 홍지원이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심리적인 타격이 없었다. 홍지원은 이후 15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16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 3m에 떨구며 버디로 연결시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하민송은 18번 홀에서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범해 정윤지, 김수지(27)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단독 3위였다면 1억원이 넘는 상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7933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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