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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301] 사우디 후원 슈퍼골프리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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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가 SGL로부터 엄청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사우디 아라비아가 후원하는 슈퍼골프리그(SGL)에서 활동하는 계약금으로 1억3500만 달러(1618억원)를 제안받았다.

미국 골프닷컴은 디섐보가 인스타그램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긴 했으나 제안받은 금액은 지금까지 유출된 것 중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25년간 벌어들인 상금 1억2100만 달러(1451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사우디 대회 첫날 경기를 마치고 기권한 28세의 디섐보는 현재 세계 골프랭킹 9위이고 윙드풋에서 열린 202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PGA투어 8승을 쌓았다. 벌크업을 하거나 장타 대회에 출전하는 등 파워를 추구하는 그의 골프 스타일은 스포츠의 볼거리가 됐다. 지난해는 브룩스 켑카와의 신경전으로 인해 미디어의 집중 취재 대상이었다. 하지만 우즈의 평생 상금보다 많은 계약금이라는 데는 입이 쩍 벌어진다.

현재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은 대체로 SGL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조건과 계약 금액 등이 맞으면 새로운 투어에 참여할 의사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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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폴터도 SGL로부터 참여할 것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시안투어]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헨릭 스텐손(스웨덴)도 3천만 달러(36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투어지만 세계 골프랭킹 1위를 지냈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사우디에서 열리는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출전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SGL에 서명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비밀협정(NDA) 계약을 맺어서 관련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역시 세계 골프랭킹 1위를 100주 이상 오래 지속했던 더스틴 존슨(미국)도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한 필 미켈슨(미국)은 “전 세계 100위권 안에 든 선수들은 거의 다 접촉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PGA투어가 탐욕스럽게 선수들의 가치를 가로챘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투어의 등장을 반겼다.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창설되는 사우디의 SGL가 좋은 선수를 빼내간다고 여기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의 DP월드투어는 SGL에 합류하는 선수에 대한 처벌과 평생 출전 금지를 선포하는 등 초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사우디 대회에 출전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SGL에 합류하는 선수를 제명한다는 PGA투어와 DP월드투어의 정책은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SGL의 배후에 있는 사우디국부펀드(PIF)는 투어를 띄울 수 있는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15억 파운드(2조4391억원)를 기꺼이 지출할 것이라고 보도됐다. 우수 선수 영입의 최전선에는 세계 골프 1위를 313주나 유지한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이 리브(LIV)골프투자의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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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노먼이 신설되는 아시안투어의 인터내셔널 시리즈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시안투어]


세계 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사우디나 PGA투어가 깨달아야 하는 근본 메시지는 우리가 게임을 성장시키기 위해 여기 있다는 것”이라면서 거리를 뒀다.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는 사우디 경기 대신 미국 대회에 출전하면서도 “그들이 이야기하는 금액에 대해 매우 유혹적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고 말했다.

동전의 양면은 그럴듯한 표현이다. 막상 이번 대회만 해도 PGA투어가 페블비치에서 AT&T페블비치프로암을 총 상금 870만 달러로 열지만 세계 랭킹 10위 이내는 딱 한 명뿐이다. 주요 선수들은 총상금 500만 달러의 사우디인터내셔널로 몰렸다. 상금은 더 적지만 초청 선수에게 최소 40만 달러, 최대 300만 달러(36억원)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골프투자와 아시안투어는 지난 화요일 기자회견을 가지고 아시안투어에 인터내셔널 시리즈로 10경기를 개최하고, 향후 10년간 아시안투어 일정에 통합되기로 했다. 다음 달 3일부터 나흘간 태국 블랙마운틴 골프장에서 첫 경기를 시작해 2회 대회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영국 센추리온클럽에서 개최한다. 그 후는 한국,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홍콩, 중동(이번 대회 포함 2번) 등으로 치른다.

노먼은 “아시안투어를 글로벌 투어로 만들기 위해 3억 달러(3627억원)을 들이고 한 대회 총상금도 150~200만 달러(18억~24억원)로 치른다”고 밝혔다. 그리고 아시안투어와는 달리 내년에 새롭게 등장하는 게 중동의 오일 머니가 제대로 실린 무서운 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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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웨스트우드는 SGL에 참여하기로 했다. [사진=아시안투어]


애초 프리미어골프리그(PGL)로도 불린 SGL은 내년에 출범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카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원(F1)과 비슷한 방식을 택한다. 48명의 선수들이 8개월을 한 시즌으로 18개 대회를 치른다. 12개 대회는 미국에서 나머지 6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대회를 연다고 했지만 이는 달라질 수 있다.

네 명이 한 팀을 이뤄 총 12개 팀이 개인전과 단체전을 연다. 대회 당 상금 2천만 달러(240억원)로 치른다. 우승자는 400만 달러(48억원), 꼴찌도 15만 달러(1억8천만원)를 받는다. 이 정도면 메이저 우승 상금의 두 배에 가깝다.

개인전 외에 단체전을 함께 한다. F1의 포맷을 하면 짜릿한 경기 중계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골프대회는 최대 156명이 나와서 이틀 경기하고 컷 탈락이 가려진다. 하지만 여기서는 선수 자체가 적은 만큼 선수들의 스토리텔링이 더욱 풍성해진다.

한 시즌 상금은 2억4천만 달러(2837억원)에 달한다. PGA투어보다는 적지만 대회 수와 선수 규모가 적어 대회당 상금은 더 크다. 시즌 17번째 대회에서 시즌 상금왕이 결정되고 마지막 18번째 대회는 팀 대항전으로 치른다. 선수는 팀 구단주 자격을 부여해 최종전 수익금을 나누어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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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은 SGL로부터 참여할 것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시안투어]


나라 별로 대표 선수들을 초청하는 투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은 선수들이 어떤 점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프로인만큼 돈을 따른다면 SGL이지만, 명예와 명분이라면 거절하는 게 답일 수 있다.

거기서 SGL에 출전하면서 4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는 데 지장이 없는지가 관건이다.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 출전은 PGA투어, DP투어의 완강한 반대로 출전이 어려울지라도 말이다. 메이저는 미국, 유럽투어와는 별도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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