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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52) 그린피 인하의 묘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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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업 발전방안 공개 토론회의 포스터.


지난 12월 7일에 골프산업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공개 공개토론회가 개최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했으며 박정, 임오경, 김승원 국회의원이 참가했는데, 행정부와 입법부가 한 목소리를 내며 골프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토론내용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되었지만 토론을 지켜본 골퍼는 거의 없을 것이므로 토론에 직접 참가했던 필자가 그 내용을 전달한다.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끝없이 올라가는 그린피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을 어떻게 완화시켜줄 수 있는지 대책을 찾는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단기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장기적으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골프장을 다수 건설하고,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 중에서 그린피를 10만원 미만으로 인하하는 골프장에 대해서 세제혜택 등 지원책을 제시하여 공공형 골프장으로 전환을 유도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골프장의 분류체계에 따른 조세제도를 개편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법으로 그린피를 통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당장 내년에 만원이라도 인하될 수 있는 대책은 없었고 오히려 지속적인 인상을 걱정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골프장 사용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는 간단한 경제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가격이 오르는 것을 억제하려면 수요를 줄이든지 아니면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는데 신규 골프장 건설은 시간이 걸리고 골프인구 증가에 따라 수요는 계속 늘어나므로 그린피의 추가적 상승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골퍼들은 아무런 방어 수단이 없는 것인가?

필자는 골퍼들이 확실한 대응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급이 늘어날 수 없다면 골퍼들 스스로 수요를 줄이면 되는 것이다. 매주 라운드를 나가는 골퍼들은 격주로 나가고 한 달에 한번 나가는 골퍼들이 두 달에 한번 나간다면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비싼 그린피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골퍼들도 티 타임을 양보하는 마음으로 라운드 횟수를 줄여서 수요축소 운동에 참여한다면 그 파괴력은 골프장의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제압할 수 있다.

골프장에서 티 타임을 다 팔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만 계속되면 그린피는 쉽게 내려갈 수 있다. 골프는 중독성에 가까운 재미가 있어서 라운드를 줄이자는 제안에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 두 번 건너 뛰면서 큰 돈과 시간을 절약하는 재미를 경험하고, 골퍼들끼리 서로 양보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골프에 대한 욕구를 통제 할 수 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해외로 나가서 무제한 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으므로 일단 국내의 골프 라운드 횟수 줄이기에 솔선수범하는 골퍼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골퍼들과 골프장이 그린피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불매운동과 유사한 소비자 행동을 제안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골퍼들을 위해 국회의원들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제점을 공감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함께 하는 모습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생소한 광경이었지만, 공공부문이 500만 골퍼를 잊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언젠가 그린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돌아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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