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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토트넘, 주전 의존도 줄여야 우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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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열망을 드러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사진=프리미어리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내 여섯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시즌 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전까지는 우승에 대한 열망보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주로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시즌에는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마침 토트넘은 시즌을 앞두고 큰돈을 썼다. 단 한명도 영입하지 않아 화제를 모았던 지난 시즌과는 다른 행보다. 탕귀 은돔벨레, 지오바니 로셀소, 라이언 세세뇽 등을 영입하며 무려 1억 파운드(약 1,465억 원) 이상을 썼다. 구단 역시 포체티노 감독의 열망에 발을 맞춘 것이다.

덕분에 토트넘은 큰 기대 속에서 리그 1라운드를 시작했다. 결과도 좋았다. 지난 11일 펼쳐진 승격팀 애스턴 빌라와의 2019-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이적생 은돔벨레가 데뷔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허덕인 해리 케인이 멀티골로 건재함을 알렸으니 이보다 좋은 결과는 없었다.

다만 경기를 자세히 뜯어보면 결과와는 달리 경기 내용이 상당히 답답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재미를 봤던 다이아몬드 4-4-2를 꺼내들었다. 이 포메이션에서는 공격수들의 폭넓은 활동량이 필수였지만, 최전방 투톱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는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 또한 그 밑에 자리한 에릭 라멜라의 존재감도 미미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측면에 공간이 쉽게 나지 않다 보니 많은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전반 점유율에서 71대29로 빌라를 압도했지만, 슈팅수에서는 고작 두 개 많은 7대5였다. 존 맥긴에게 선제골(전반 9분)도 허용했다.

이 점을 간파한 포체티노 감독은 측면을 더욱 활용하기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일자형 4-4-2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변경했다. 전술 변화는 곧바로 효과를 봤지만 여전히 결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토트넘은 결국 이적문제로 마음이 뒤숭숭한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했고, 이 투입은 곧바로 경기의 향방을 바꿨다. 에릭센의 창의력과 정확한 킥 능력은 토트넘에게는 반드시 필요했던 윤활유였다. 후반 19분 에릭센이 투입되자마자 견고했던 빌라의 수비는 급격히 흔들렸고, 연달아 3골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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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은 은돔벨레. [사진=프리미어리그]


결국 이날 드러난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주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최전방과 측면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상대를 흔드는 손흥민과 엄청난 활동량과 침투가 주 무기인 델리 알리가 각각 징계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그 빈자리가 두드러졌다. 후반 중반까지 벤치를 지켰던 에릭센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토트넘의 올 시즌 과제는 이적생들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첫 경기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했다. 은돔벨레는 데뷔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지만 경기력은 그리 좋지 못했다. 기술이 뛰어나지만 아직은 프리미어리그의 템포를 따라가는 것이 벅찼다. 로셀로와 세세뇽은 뒤늦게 영입이 확정돼 아직 팀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다.

DESK라인(알리, 에릭센, 손흥민, 케인)의 뒤를 받치는 모우라와 라멜라도 더욱 분발해야 한다. 이날도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 시 공헌이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에는 큰 공헌을 하지 못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토트넘의 과제는 명확하다. 이적생들의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 그 이전까지는 기존 주축선수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결과를 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시즌 중반부터는 지나치게 높은 주전 의존도를 낮춰 지난 시즌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토트넘은 지난 2007-08시즌 칼링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과연 토트넘이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12시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손흥민의 팀인 까닭에 한국팬들의 관심도 높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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