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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만화경] 골프황제의 껌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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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스포츠계에서 껌씹기가 화제다. [사진=위키피다아]


# 종합적으로 껌 씹기는 행위 당사자에게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듯싶다. 심리적 안정감도 있고, 건강 차원에서 침 분비를 늘려 입 냄새를 없애고, 치아건강에도 좋으니 말이다. 심지어 뇌기능 활성화, 나아가서는 장기능 활성화에 좋다는 얘기까지 있다(방귀가 잦아질 수도 있단다). 그리고 껌을 많이 씹으면 사각턱이 된다, 또 특정 껌을 씹으면 양치질보다 낫다 등은 근거가 없다고 한다(이와 관련해서는 ‘껌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기사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 치명적인 단점은 다 씹은 껌의 환경 악영향이다. 물로 쉽게 씻기지 않는 까닭에 함부로 버려진 껌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 로마에서는 하루에 1만5,000개 껌이 버려지고. 하나를 제거하는 데 1유로의 비용이 든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중국 설연휴 때 천안문 광장에 버려진 껌을 제거하는데 우리 돈 1억 원이 들고, 영국은 한해 무려 1억 5,000만 파운드를 쓴다고도 한다. 어쨌든 사후처리로 인해 껌은 전 세계 많은 학교가 금지하고 있고, 심지어 싱가포르는 1992년 도시 청결과 지하철 출입문 사고 예방을 근거로 껌씹기를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다(2004년 미국과의 FTA로 인해 의사의 처방을 받은 경우에 한에 약국에서만 판매허용). 물론 시애틀의 ‘껌벽(Gum wall)’이나, 샌 루이스 오비스포(캘리포니아)의 ‘풍성껌 골목(Bubblegum Alley)’처럼 아예 다 씹은 껌을 관광상품화한 경우도 있다.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껌에 관한 흥미로운 보도가 최근 나오기도 했다. 맨유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77) 감독이 씹던 껌이 지난 3월 경매를 통해 무려 39만 파운드(약 5억 8,000만원)에 팔렸다는 내용이다. 퍼거슨은 스포츠계에서 껌씹기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고, 2013년 5월 19일 퍼거슨이 마지막 경기 때 십었던 껌이 이렇게 비싸게 팔린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선경매’의 성격이었던 까닭에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보다 순수한 측면에서 비싸게 팔린 ‘씹던 껌’은 2004년 이베이를 통해 팔린 브리트니 스피어스(물론 추정)의 514달러짜리 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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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비싼 껌으로 남아 있는 알렉스 퍼커스 전 맨유감독의 '씹던 껌'.


# 아직도 기호품인지 식품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껌의 역사는 사실 오래됐다. 현대의 껌과는 다르겠지만 인류가 뭔가를 질겅질겅 껌을 씹은 것은 문명 초창기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핀란드의 한 유적에서는 6000년 된 껌의 흔적이 발견됐고, 마야와 아즈텍 문명. 고대 그리스(매스틱)와 중국(인삼 뿌리)에서도 좀 씹었던 것 같다. 대중화의 시작은 영국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갔을 때 인디언들이 가문비나무의 진을 씹는 것을 신기해하면서부터였다. 이후 19세기 치클을 원료로 한 껌이 등장하고, 20세기 초반 미국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껌의 보편화가 이뤄졌다. 색소와 맛이 가미됐고, 특히 풍선껌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 새삼스레 껌이 화제다. 타이거 우즈의 2019년 마스터스 우승은 골프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우즈가 마스터스 대회 기간 내내 껌을 씹으면서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15일(한국시간) 미국의 골프닷컴은 우즈의 껌에 대해 자세한 보도를 하며 두 가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물론 좀 재미삼아 쓴 기사로 보인다). 우즈는 16번홀 티샷을 할 때만 해도 분명 껌을 씹고 있었다. 그런데 18번홀에서 우승이 확정됐을 때 아니, 그전 어프로치 샷을 할 때도 입안에 껌은 없어 보였다. 이에 (1) 왜 황제의 껌은 클라맥스 순간 사라졌는가? (2) 그리고 그 (씹던)껌은 어디로 갔는가?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혹시 우즈가 껌을 삼켰을까? 어딘가 버렸다면 누군가 그 껌을 주워 경매에 내놓으면 얼마나 될까? 훨씬 더 오래 씹었으니, 퍼거슨이나 스피어스의 것보다는 비싸야 하지 않을까? 스포츠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컴백인 까닭에 황제의 껌씹기도 주요기사로 다뤄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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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의 껌은 어디로 갔을까? 우즈의 껌씹기가 화제인 가운데 미국의 <골프닷컴>은 15일 황제의 사라진 껌을 자세히 보도했다. [사진=골프닷컴]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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