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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이더컵 '2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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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컵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의 모습.


제42회 라이더컵 대회가 드디어 다음 주(9월 28~30일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미국팀과 유럽팀은 12명의 팀 선수 선발을 끝내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라이더컵을 기다리는 이유는 골프 스포츠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샷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생중계되는 라이더컵을 보다 재미있게 시청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했다.

'14.5점을 잡아라' 경기 방식

3일에 걸쳐서 28개의 매치 플레이를 진행하는데 각 매치에서 이기면 1점, 지면 0점이 주어진다. 비기면 연장전을 하지 않고 0.5점씩 나눠 갖는다. 전체 28점 중에서 14.5점 이상을 확보하는 팀이 우승트로피인 라이더컵을 차지한다. 만일 14-14로 비기면 전 대회 우승팀이 라이더컵을 지킨다. 디펜딩챔피언 즉, 2016년 우승팀은 미국이었다.

첫째, 둘째 날에는 2명이 팀을 만들어서 펼치는 포섬(Foursome)과 포볼(Fourball) 매치가 각 4경기씩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진행한다. 오전에 포섬 매치를 할지, 아니면 포볼로 시작할지는 홈팀의 캡틴이 결정한다.

셋째 날에는 12명이 개인전으로 맞붙는 싱글 매치가 진행된다. 양팀의 캡틴이 플레이 순서를 결정하는데 ‘깜깜이’로 제출하는 방식이므로 누가 누구와 싸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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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팀의 주장 짐 퓨릭(왼쪽)과 유럽팀의 주장 토마스 비욘.


'볼 하나로' 포섬

포섬 매치는 한 개의 볼을 두 선수가 번 갈아서 치는 방식이다. 두 선수는 홀수 홀과 짝수 홀을 나눠서 티 샷을 해야 하고 작전이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이언 샷이 강한 선수는 홀수와 짝수 홀 중에서 파 3가 많은 홀을 선택하여 티샷을 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실수를 피하고, 볼이 언제나 플레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 팀이 될 선수를 묶어주는 페어링 작업이 승패를 좌우하므로 캡틴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수들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서로 호흡이 잘 맞는 선수들로 조 편성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퍼팅 라인을 읽을 때도 혼자서 결정하기를 원하는 선수가 있고, 파트너와 함께 의논하기를 원하는 선수가 있다.

캡틴은 비밀리에 선수들을 인터뷰하여 플레이 파트너로 누구를 원하는지 또 누구를 피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있다. 특히 루키와 베테랑을 묶는다면, 루키에게 부담이 적게 가는 고참 파트너를 정해주어야 한다. 또 장타자는 장타자끼리 파트너를 정해주어야 자기가 익숙한 거리에서 세컨샷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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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라이더컵에서 우승한 유럽팀의 샴페인 세리모니.


'각자 볼로' 포볼


포볼 매치는 두 선수가 각자 자기의 볼을 플레이해 더 좋은 점수를 택해, 그것만으로 홀의 승부를 가린다. 한 팀의 점수가 3타와 4타이고, 상대방의 점수가 3타와 6타라면 그 홀은 비긴 것이다.

포볼에서는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지만 작전이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어려운 홀에서 벙커 바로 뒤 구석에 깃발이 있을 때 한 선수가 안전하게 그린 가운데로 온그린 시켰다면, 파트너는 깃발을 과감하게 공격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도 그린 가운데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안전하게 두 명이 파를 목표로 할지, 아니면 버디를 위한 과감한 공략을 택할지를 의논해야 하는데 상대편의 샷에 따라서 작전이 달라질 수 있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홀에서 먼 사람이 꼭 먼저 쳐야 하는 것이 룰이다. 그러나 같은 팀 선수들끼리는 플레이 순서를 바꿀 수 있으므로 그린 위에서 누가 먼저 퍼팅을 할지도 중요한 결정사항이다. 두 선수가 2m와 7m의 버디 퍼팅을 남겼을 때 누가 먼저 퍼팅을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유리할지 결정하는 것도 작전의 중요한 부분이다.

또 상대에게 퍼트를 양보할 때에도 어떤 거리를 양보할지, 누가 결정해서 상대에게 알려줄지를 미리 정해 놓고 단순화해야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다. 상대에게 퍼트를 양보할 때는 “굿 (Good)” 이라고 말하면 되는데 주말 골퍼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브”, “오케이”, “컨시드”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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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승한 미국팀의 샴페인 세리모니.


'극한의 오더싸움' 싱글 매치

12명의 선수가 누구와 맞붙을지 알 수 없다. 상대 캡틴이 어떤 플레이 순서를 제출할지 예측해 보지만 변수가 너무 많아서 자기 팀의 작전에 집중하는 것이 보통이다. 캡틴의 과학적, 기술적, 본능적인 판단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목표는 상대팀의 최강 선수와 우리 팀에서 버리는 카드로 쓸 선수를 맞추는 것인데 가끔은 그런 매치가 성사되기도 한다.

둘째 날까지의 점수가 8-8로 비긴 상황이라면 캡틴의 싱글매치 순서는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강한 선수부터 앞에 내세워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지만 그것은 큰 도박이다. 만일 믿었던 선수가 패배하면 심리적으로 큰 타격이 오기 때문이다. 강한 선수들을 뒤에 배치해서 인내심을 가진 긴 승부로 갈 수도 있고 3, 6, 9, 12번에 최강의 선수들을 분산 배치할 수도 있다.

만일 둘째 날까지의 결과가 9-7이라면, 지고 있는 팀의 캡틴은 앞쪽에 강한 선수를 배치하고 빨리 점수를 따라가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 리드를 하고 있는 팀의 캡틴은 더 여유 있는 작전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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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컵에서 위닝 퍼트를 성공한 선수와 구름 갤러리의 모습.


팀플레이와 싱글매치, 뭐가 더 중요할까?


역사적으로 팀플레이 특히 포섬에서는 유럽이 강했고, 싱글 매치에서는 미국이 더 강했다. 1985년 이후의 기록을 살펴보면 미국은 팀플레이에서 16회 대회 중 다섯 번밖에 리드를 잡지 못했고, 유럽은 싱글 매치에서 16회 대회 중 여섯 번만 이겼다.

41회의 라이더컵이 진행되는 동안 단체전에서 리드 당하던 팀이 개인전에서 역전을 시키거나 무승부까지 이끌었던 경우는 아홉 번밖에 없었다. 승부는 첫날, 둘째 날의 팀플레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많고, 그래서 최근 유럽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포섬과 포볼의 팀 플레이가 싱글매치보다 더 중요하다. 라이더컵은 스타플레이어의 기량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대회가 아니고 팀의 단결력에 따라 승자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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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컵에서 홀을 이기는 퍼트를 성공한 후 환호를 올리고 있는 로리 맥길로이.



* 박노승 : 건국대 산업대학원 골프산업학과 겸임교수,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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